스파티필름의 작은 위안 혼자 힘으로는 들 수 없을만큼 커다란 화분에 무성하게 자란 스파티필름 이파리가 가득하다. 지난해부터 분갈이를 해야지하면서도 화분의 무게에 질려 엄두를 못내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만 보았다. 그 좁은 땅에서 서로 달라붙어 얼마나 답답할지를 상상해보며 참다참다 못해 기어이 화원에 가서 상의를 했지만, 분갈이 출장 갈 수없고 화분을 가져 오라고한다. 쌀 한가마니 무게는 족히 되는 화분을 무슨 재주로 화원까지. 뭐든 손만 댓다하면 죽이는 재주밖에 없는 내 주제를 너무도 잘 알기에 마당발 친구를 불렸다. 친구는 우선 스파티필름 이파리를 사방팔방으로 미련없이 떼어내더니 스피티필름 줄기를 잡아 화분에서 꺼내놓았다. 마치 석달 열흘 안 감은 머리처럼 굵은뿌리 잔뿌리가 뒤엉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