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 수필방 139

스파티필름의 작은 위안

스파티필름의 작은 위안 혼자 힘으로는 들 수 없을만큼 커다란 화분에 무성하게 자란 스파티필름 이파리가 가득하다. 지난해부터 분갈이를 해야지하면서도 화분의 무게에 질려 엄두를 못내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만 보았다. 그 좁은 땅에서 서로 달라붙어 얼마나 답답할지를 상상해보며 참다참다 못해 기어이 화원에 가서 상의를 했지만, 분갈이 출장 갈 수없고 화분을 가져 오라고한다. 쌀 한가마니 무게는 족히 되는 화분을 무슨 재주로 화원까지. 뭐든 손만 댓다하면 죽이는 재주밖에 없는 내 주제를 너무도 잘 알기에 마당발 친구를 불렸다. 친구는 우선 스파티필름 이파리를 사방팔방으로 미련없이 떼어내더니 스피티필름 줄기를 잡아 화분에서 꺼내놓았다. 마치 석달 열흘 안 감은 머리처럼 굵은뿌리 잔뿌리가 뒤엉키..

NaMu 수필방 2022.07.12

스파티필름

스파티필름 검고 누렇게 타들어가는 이파리를 가지치기하듯 자르면서도 은근히 불안하여 말끔히 다듬지는 못했다. "설마 죽는건 아니겠지?"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다짐도 받았다. 우리동네 꽃동네를 꾸미던 어느 날인지, 길거리 화단 쥐똥나무 울타리에 자그마한 꽃잎이 눈꽂처럼 피어나며 달콤한 향기 풀풀 풍기던 어느 날였는지 기억은 아스름하지만, 지천으로 핀 꽃들의 예쁜 짓에 자극을 받아 문득 까맣게 잊고 있던 스피티필름이 떠오른다. "아~참 스파티필름" 실내 공기정화기 스파티필름이 거실 한구석을 차지한 커다란 화분에 무성한 이파리를 자랑한다. 뿌연 먼지를 뒤집어쓰고. 다죽어가듯 시들거리면 죄책감에 재빨리 물주는게 전부였지만, 콩나물처럼 쑥쑥 잘 자라 기특하긴 했음에도 불구하고 꽃소식이 없으니 조금은 서운하려고 ..

NaMu 수필방 2020.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