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와 보름달 가을비와 보름달 가을비가 대책없이 오고 있어요. 출근길 길거리 화단에 단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걸 봤거든요. 주홍빛 홍시는 아침햇살에 속살까지 훤하게 비치고 있어 얼른 카메라를 커내 '몰카'를 하고 싶었지만 선수출신이 아니라 아쉽게 포기하고 말었어요. 비가...오면 무슨 생.. NaMu 수필방 2012.09.28
임진년 선물 임진년 선물 겨울이 막 시작하던 작년 12월 초였는지 중순였는지 기억은 아스름하지만 암튼 3층 계단 앞에 잎사귀가 무성한 동백나무 화분이 나와있었다. '이 추위에 왜 화분을 내 놓았을까' 하는 의문이 슬쩍 들긴했지만 바쁜 일상은 그저 무심한게 다반사 인지라 무심하게 지나.. NaMu 수필방 2012.02.03
팔순아버지의 문자 메시지 팔순아버지의 문자 메시지 촌음을 다투는 아침 출근 단 몇분이라도 절약하기 위해서 베란다에 수북하게 쎃여있는 고구마 중에 작은 것들을 특별하게 골라낸다. 싱크대 물을 틀어넣고 씻으면서 감자 깍는 칼로 껍질을 벗기자 뽀오얀 살사이로 언뜻언뜻 주홍빛 속살이 보인다. 호.. NaMu 수필방 2011.11.22
그해 여름 무궁화꽃 그해 여름 무궁화꽃 끝 이겠지 싶으면,또 다시 비를 뿌리며 달을 채우고 넘기는 장마속에서도 무궁화는 피었다. 새하얀 꽃잎에 발그스름한 속살이 환하게 비치는 예쁘장한 하얀무궁화꽃이 출근길 문안 인사를 잊지 않는다. 해 맑은 그들의 미소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머금어진다. '꽃중에 꽃 무궁화'.. NaMu 수필방 2011.08.02
빛 좋은 개살구 빛 좋은 개살구 살구가 가득 들어있는 검은 비닐봉지가 문 앞에 얌전하게 놓여있다. 어머 누가 살구를...반갑긴 했지만 혹시...잘 못 배달 된건 아닐까? '수취인불명'의 살구보따리를 보며 순간 망설여본다. 혹시나 싶어 앞집 벨을 눌러 보았지만 언제나 바쁜 슬기엄마는 집에 있을 리가 없다. 아파트단.. NaMu 수필방 2011.07.05
6월의 장미정원 6월의 장미정원 어디로 갈까? 일주일 만에 얻는 천금같은 나를 위한 시간. 오라는 데는 없어도 갈 길이 바쁜 구름나그네처럼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울렁거리는 마음은 진정이 되지 않는다. 어디로 갈까....? 답이 없는 질문을 한 번 더 던져보며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들었다. 담쟁이덩쿨이 유럽의 어느 .. NaMu 수필방 2011.06.21
언제나 죄인 언제나 죄인 직화구이 냄비에서 고구마 익는 냄새가 진동한다. 구수하고 달근한 내음에 군침이 고이며 문득 고향집에 계신 아버지 생각난다. '잘 계신지...혹시나 서울집에 와 계신건아닌지...' 칠순이 넘으신 아버지 아직도 내 기억속에는 아버지랑 같이 내자동 뒷골목의 곱창집이나 하동관에 가서 곰.. NaMu 수필방 2011.01.20
친구들이 보고 싶다. 친구들이 보고 싶다. 14년전 그 친구를 동창모임에서 만났다. 넉넉하고 깔끔한 모습에서 '자수성가했구나'하는 생각이 번개처럼 스치긴했지만, 그 친구와 어울려 놀았다는 기억이 전혀 떠 오르지않아 "엄마 잘 계시냐"고 그 친구 엄마 안부부터 물었다. 몸집이 자그마하고 예쁘장하던 그 친구 엄마는 .. NaMu 수필방 2010.12.15
눈이 펑펑 쏟아지던 어느겨울날에 눈이 펑펑 쏟아지던 어느겨울날에 눈이 오고 있어요. 헐벗어 우두커니 서있던 가로수가 하얀 눈꽃을 피우고 있어요. 특별하게...기다리지는 않았지만 소리소문도 없이 찾아온 그들이 반갑기는 매 한가지입니다. '눈이 오면 뭘 할까...'쏟아지는 하얀눈을 바라보며 수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갔지만 여느 .. NaMu 수필방 2010.12.08
어쩌면....나는 어쩌면...나는 주일날 모처럼 시간을 내어 울셔터,기모티셔스,기모진바지,기모바지,모직스커트,울가디건까지 두툼하고 포근하니 겨울 나기에는 안성맞춤인 옷들을 옷장 속에서 몽땅 꺼내 행거에 걸어 놓으면서도 맘은 편치가 않다. 문득 생각한다. '겨울에는...동면울 하면 어떨까' 맘 같아서는 충분.. NaMu 수필방 2010.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