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펑펑 쏟아지던 어느겨울날에
눈이 오고 있어요.
헐벗어 우두커니 서있던 가로수가 하얀 눈꽃을 피우고 있어요.
특별하게...기다리지는 않았지만
소리소문도 없이 찾아온 그들이 반갑기는 매 한가지입니다.
'눈이 오면 뭘 할까...'쏟아지는 하얀눈을 바라보며
수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갔지만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불발탄일 확율이 100%라 하더라도 잠시 마음에 여행을 떠나봅니다.
눈이 수북하게 쌓여있던 센트럴 파크공원에서 눈싸움을 즐기던
올리버와 제니의 'Love Story'가 있어요.
경쾌한 허밍의 'Snow Frolic'가 눈싸움을 부추깁니다.
눈썰매를 타고 지바고곁을 떠나가던 라라도 있어요.
지바고는 라라에게 말합니다.
"당신이 슬픔이나 회환을 지니지 않은 여자였다면
나는 이토록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을거요.
나는 한번도 발을 헛디디지도, 낙오도 하지않고,
오류도 범하지 않은 사람을 좋아하지 않소."
시인 정호승씨의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시가 떠오릅니다.
'라라의 테마'가 아직도 귀에 아련히 들리는듯합니다.
함박눈이 펄펄내리는 기차역에서 안나 카레니나는
자신을 따라 온 브론스키를 만나게됩니다.
망설이면서도 운명에 따라 갈 수 밖에 없었던
안나 카레니나의 선한 눈빛이 영원히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물론 눈을 배경으로 나오는 영화들이 어디 한두작품 일까만은
새하얀눈이 마치 사랑의 매개체처럼 느껴지는 영화는 그리 흔지않습니다.
'Snow Frolic'같이 성년식을 갓 치러낸 것처럼 청춘의 사랑이 있는가하면
'라라의 테마'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그늘조차도 애처러워하는 사랑도있고
사랑했기때문에 불행할 수 밖에 없는 안나 카레니나의 사랑도 있습니다.
사람 산다는게 그런것 같습니다.
평범한 우리가 영화처럼 살수는 없다 하더라도
새하얀 눈이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영화음악에 젖어든다면
영화같은 사랑을 한거나 매 한가지랍니다.
2010.12.8
Na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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