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의 선물
남에게 빠지지 않은 만큼 큰키에
왼쪽 볼우물이 쏙들어가는 보조개가 백만불짜리다.
아니 어쩜 매사 걱정근심없이
대범하게 일처리 해나가는 성품이
장래가 촉망되는 아이다.
대한민국 엄마들 모두가 그렇듯이
나도 내 인생을 걸고 딸아이를 키우고있다고해도
과언은 아니다.
자식에 대한 욕심이 과하다보니
사랑으로 키우기 보다는
엄하게 키운 것 또한 부인하기 힘들다.
항시 첫째이기를 바랬던만큼
뒷바라지 또한 열성적으로 했다.
하지만 아이는 항시 첫째도 아니였고
그저 평범한 보통아이라는 깨달음이 온거는
아이가 중학교 입학하여
첫번째 중간고사를 봤을때 였다.
첫째는 아니였지만
제 앞가림은 잘 하는 아이다보니
수시로 대학에 무난이 들어갔다.
수시 끝나는 날 아이에게
시간도 많은데 아르바이트 해보라고 하자
아이는 인터넷사이트 검색하여 '미스터 피자'에서
대학 입학하기 전까지 아르바이트를 했다.
살을 에일듯 불어대한 찬바람과 함께
겨울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생일날저녁
지하철역으로 우산을 가지고 아이 마중을 나갔다.
얼마나 철이없고 넉살이 좋은 아이인지
엄마 생일인데 피자 한판만 달라고
점장 한테 이야기했다고 하면서
커다란 피자를 불쑥 내민다.
아이의 철없는 행동에 어이가 없기도했지만
어디다 내 놓아도 굶어죽지는 않겠구나하는
안도감에 무거운 짐을 벗는 홀가분함을 느꼈다.
이제는 대학교2학년이다.
세월가는게 두렵기는하지만
아이가 얼른 대학 졸업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하루가 여삼추라.
아이가 어제밤에 그런다.
"엄마 미리 드려도 되죠"
뭘 미리들어도 된다는 이야기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는데 빨알간 카네이션과
고구마케익 그리고 초코케익을 내 놓는다.
아르바이트해서 핸드폰비 내고
제 용돈쓰기도 부족하여 쩔쩔매면서도
사람 노릇하는 아이를 보면서
목숨걸로 아이에게 내 인생 바친게
전혀 억울하지않다는 생각은한다.
친구같기도하고 애인같기도하고 보호자같기도하고
엄마같기도한 딸아이.
내 옷 몰래몰래 입고다녀
감춰두었던 끈달리 나시T
아이에게
어버이 선물로 줘야겠다고
옷장속에다 숨겨놓았던
나시T 꺼내 놓았다.
08.5.8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