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 수필방

아자리아꽃과 행복의 요정

NaMuRang 2008. 3. 11. 11:24

찬기운이 쑥 빠져버린 바람이
겨우네 꼭 닫혀있던 마음에 문앞을
수시로 방문하며 "봄"이라고한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꽃샘바람의
매서운 질투는 해마다 겪는
연중행사이기에 그들의 봄 소식을
실감하지는 못했다.
오랫만에 정오 햇살을 맞으며
휴일 나들이에 나섰다.
도로변가 양지바른 화단에는
청보라빛 개불알꽃이 자그마한 꽃잎
활짝 열고 봄에 향연 개막식을 폴폴날린다.
우연히 찾아낸 보물이라도 되는양
가만가만 그들과 눈 맞춤하자
나자신도 모르게 청보라빛 환희로 출렁거렸다.
문득 그동안 꾹 참고 있었던
화원을 오늘은 꼭 가야겠다고
출렁거리는 마음 다독이며 
무언의 굳은 약속을 했다.
아직은... 다양한 종류의 봄꽃들이
선보이지 않은 화원 풍경에
가벼운 실망을 하며 하얀색 울타리를 주문했다.
연분홍빛과 새하얀빛으로 얼룩무늬진 꽃봉오리가
한껏 부풀어 올라 금방이라도 터질듯
위태로운 아자리아(철쭉과꽃)가 눈길을 마냥 잡았다.
이에 질세라 샛빨간 아자리아도 도톰한 꽃망울이
금방이라도 일 낼것 같다.
하얀 울타리 화분 안에는
마치 병렬식 꽃꽂이를 해 놓은 것처럼
가지런하면서도 나뭇가지 선이 
자연스럽게 살아 있어 품위를
한층 더해주는 아자리아가
도톰한 꽃망울 물고있다.
하얀 울타리 화분을 책상위에다 모셔다 놓았더니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기쁨이 샘물처럼 솟아올라
그들은 행복에 요정인듯 싶다.
한동안....나는 행복이 요정들과
데이트를 즐기며
지루한 일상을 탈출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 건^~
08.3.11
NaMu

'NaMu 수필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딸아이의 선물  (0) 2008.05.08
은행꽃의 진실  (0) 2008.04.25
로즈마리 허브향의 정체  (0) 2008.02.20
동백꽃의 겨울사랑  (0) 2007.11.30
가을 운동회  (0) 2007.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