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짝사랑 봄을 용서 할수 있었던 사건 워터루 전쟁에서 승승장구하던 유럽의 거대한 벌목꾼 나뽈레옹이 우고몽(Hougomon-t)성채에서 월링턴에게 1815년 6월 18일 패하게 된다고 '빅톨위고'는 자신의 소설 '레 미제나블'에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는 반세기가 지나가는 1861년 5월 화창한 어느날 우고몽을 찾아간다. 큰 나무에서 정신없이 노래하고 있는 새를 보게된 그는 '나뭇가지들은 바람 때문이라기 보다 새들의 둥지에서 전해 오는 듯한 5월의 조용한 살랑거림을 보이고 있었다. 아름다운 작은 새 한 마리가 아마도 사랑을 하고 있는 모양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에게도 화창한 5월은 있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 하기 3년 전 내 집 아파트 베란다 창문 너머로 은행나무가 수호신처럼 날 지키고 있었다. 이따금 그를 찾아 오는 새들은 나뭇가지에 앉아 뽀족한 부리 활짝 열며 사랑에 노래를 불렀다. 그들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내 가슴에도 사랑으로 물들곤 했었다. 하지만 녹지 공간이 적은 동네로 이사를 온 이제는 나를 지켜주는 수호신은 없다. 또한 언제나 바쁜 일상은 새들의 노래조차 들을 기회가 희박하다. 겨우네 애타게 기다렸던 봄은 내 짝사랑에 보답이라도 하듯 무심하게 지나가고 있다. 그렇지만 무심한 봄이 충분히 용서가 되는 사건이 나에게 있었다. '빅톨위고'의 '레 미제나블'에 푹 빠져 버린 5월은 기억 저편에 묻혀있던 내 고운 추억을 다시금 음미 할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마치 위기 뒤에 얻은 찬스마냥 점 더 성숙한 자아를 향해 만루홈런을 치고 싶다. 이 봄이 다 가기 전 에! 08.5.28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