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 수필방

내 짝사랑 봄을 용서 할수 있었던 사건

NaMuRang 2008. 5. 29. 10:42

내 짝사랑 봄을 용서 할수 있었던 사건

워터루 전쟁에서 승승장구하던
유럽의 거대한 벌목꾼 나뽈레옹이
우고몽(Hougomon-t)성채에서 월링턴에게
1815년 6월 18일 패하게 된다고 
'빅톨위고'는 자신의 소설 '레 미제나블'에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는 반세기가 지나가는
1861년 5월 화창한 어느날 우고몽을 찾아간다.
큰 나무에서 정신없이 노래하고 있는 새를 보게된 그는
'나뭇가지들은 바람 때문이라기 보다
새들의 둥지에서 전해 오는 듯한
5월의 조용한 살랑거림을 보이고 있었다.
아름다운 작은 새 한 마리가 아마도 
사랑을 하고 있는 모양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에게도 화창한 5월은 있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 하기 3년 전
내 집 아파트 베란다 창문 너머로
은행나무가 수호신처럼 날 지키고 있었다.
이따금 그를 찾아 오는 새들은
나뭇가지에 앉아 
뽀족한 부리 활짝 열며 사랑에 노래를 불렀다.
그들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내 가슴에도 사랑으로 물들곤 했었다.
하지만 녹지 공간이 적은 동네로 
이사를 온 이제는 나를 지켜주는 수호신은 없다.
또한 언제나 바쁜 일상은 
새들의 노래조차 들을 기회가 희박하다.
겨우네 애타게 기다렸던 봄은
내 짝사랑에 보답이라도 하듯
무심하게 지나가고 있다.
그렇지만 무심한 봄이 충분히 용서가
되는 사건이 나에게 있었다.
'빅톨위고'의 '레 미제나블'에 푹 빠져
버린 5월은 기억 저편에 묻혀있던 
내 고운 추억을 다시금 음미 할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마치 위기 뒤에 얻은 찬스마냥
점 더 성숙한 자아를 향해
만루홈런을 치고 싶다.
이 봄이 다 가기 전 에!
08.5.28
Na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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