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산과 용마산행
동네 뒷산 산책하듯 가볍게 산행 할수있는
산행코스는 초보자 산행꾼에게는 일단
마음에 부담을 덜수 있어 더 없이
좋은 기회 인 것같다.
중랑구에 있는 아차산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광진구에 있는 용마산으로 내려오는 산행은
아차산역에서 시작되었다.
주일날 주님의 선물이라도 주려는 듯
이웃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인정 많은 교회에서 산행꾼을 위해
마련한 일회용 종이컵 커피속에는
주님의 따뜻한 사랑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아차산 초입에는 노점 트럭 행상
군밤 장수 아저씨가 인심좋게
도로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군밤 하나씩을 준다.
이른 아침부터 따뜻한 커피에 군밤까지
아차산 기슭에 사는 사람들은
인심이 남다르게 좋은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불현듯 스쳤다.
나이가 지긋이 드신 어르신께서
허리 꾸부정하게 굽히시고
노점을 벌이고 계신 모습에는
삶이 고단하게 배어 있어
괜시리 싸하게 마음이 아퍼오는 건....
이따금씩 가을 옷 갈아입고
가을맞이에 나선 나무들에게
가끔식 시선 머물어지며 산행은
시작 되었다.
암석으로 이루어진 산을 리치산행 할때는
마치 스파이더 맨이라도 된양
한발 한발 정복하는 듯한 스릴을 맛보게 된다.
암석 사이에 있는 그다지 크지 않는
소나무 가지 아래 부분이 오렌지빛으로
탈색되어 소나무에도 가을이 오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소나무가 어떠한 모습으로 변하든
소나무는 언제나 소나무이기에
그들이 가을맞이를 하던 하지 않던 상관없이
선 굵은 남정네의 뚝심같이 느껴져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산정으로 올라 갈수록 잡목들은 노오랗게
빨그스름하게 물들어 가을이 깊어 가고 있음을
한눈에 알수 있었다.
참으로 이상도 한건
짙 푸른 초록 물결이 가을 시류를 타고
저마다의 모습으로 단장하고는
가을 맞이에 나선 숲속은 많이도 휭해져있어
왠지 쓸쓸하다는 느낌은 산행을
하는 동안 지울수가 없었다.
제법 덥다고 느끼게 될 즈음
아차산 정상에 오르니
서울시민의 자존심이라도 되는양
도도하게 흐르는 한강물이
자랑스럽게 보이는 건
순전히 고층 빌딩 숲같은 아파트들과
성냥갑처럼 빼곡히 들어 선
주택 때문였으리라.
아차산을 지나 용마산으로 가는
산행길에 만난 은행나무가
서늘한 가을바람에 은행잎 무수히 흔들며
화려한 부채춤으로 산행꾼들을 반긴다.
쏟아져 내리는 가을 햇살은
은빛으로 반짝거리며
가을 산속마냥 훵해진 마음을
포근하게 다독거린다.
이미 가을속으로 깊숙히 빠져있는
아차산과 용마산은 높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고 예쁜 소녀같이 볼 거리를
많이 보여줘 가볍게 산책하듯 즐기기에는
그만인 산인 것 같다.
가면 갈수록 더 좋아지고,
보면 볼수록 더 많은 생각을 키울 수 있는
산행은 마치 속 깊은 연인같아
어쩌면 산행 중독증 환자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건.......!!
용마산 아래 주택가인 중곡동은 모과나무와
감나무가 가금씩 눈에 띄어 서울시 안에도
주택가에 이런 곳이 있구나 하는 신비감조차
들면서 담장 너머로 주렁주렁 달린
주홍빛 감들을 따고 싶다는 강한
유혹은 디카 사진기를 사정없이
눌러대게 만들었다.
05.10.23
Na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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