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뜨리면 대형사고를 치는거라 신주단지 모시 듯 들었지만 발걸음들은 분주합니다.
마치 아침 출근길처럼,
불이 붙지 않아도 포탄처럼 조심스러운 연탄 두 장을
연탄 쌓는 창고에 서 계신 봉사자님께 내밀었습니다.
자 이제 시작이닷!
사랑에 나눔 연탄 봉사활동을 다녀와서.
어떤이에게는 겨울이 저승사자같은 아니 저승사자 일 수도 있습니다.
강력한 추위를 주무기로 덤비는 저승사자와 한
판 승부를 위해 연탄을 장전해야하는 누군가도 있습니다. 도시가스가 보편화되어 있는 서울에서도.
지극히 평범한 우리가 잠시 행복을 나눌 수 있는 연탄봉사 활동이 11월 둘째 주 토요일날 있었습니다.
신림동 산자락에 있는 교회 앞마당에 여든 명이 넘는 봉사자님들이 모였습니다.
오늘 연탄 봉사활동을 주관했던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 직원이 친절하게 들려주는 연탄배달 요령을 숙지하고 토시와 앞치마를 두르며 중무장을 했습니다.
조편성을 할 때 앞에 서 있었던 덕분에 '특공대'가 되어 포부도 당당하게 계단을
내려 갔습니다.
여자봉사자님들이 더 많이 있던 '특공대'가 맨 처음 연탄을 배달하는 집은 연탄이
쌓여있는 장소에서 나즈막한 언덕을 타고 100m거리에 있었습니다.
떨어지면 대형사고였던 연탄 두 덩이를 두 손으로 받쳐들고 조심스러운 마음과는
다르게 발걸음은 빨라 집니다.
1,400장이 쌓여있는 연탄이 무언중에 발걸음을 재촉했나 봅니다.
찬바람이 "겨울"이라고 속닥거립니다.
전혀 듣고 싶지 않았기에 못 들은 척 무시하고
날아갈 듯 가볍게 언덕을 내려 갔습니다.
아직은 늦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관악산 자락에 이따금 눈맞춤을 하며
연탄 배달은 계속 되고.
드디어 한 집에 배당 되었던 연탄 200장 배달을
끝내고 아래 집으로 향 합니다.
연탄을 창고에 들이는 동안 시종일관 고마움과
미안함이 교차되는 표정을 짓고 계시던 할머니에게 꾸벅 인사를 했습니다.
말 문이 막힌 아이처럼.
봉사자님들 뒤를 따라 부지런히 연탄을 날으면서 일개미들이 먹이역사를 하듯 우리도
일개미처럼 연탄역사를 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나고 신났던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세 번째 집 연탄배달이 끝나고 따끈한 백설기와
커피가 곁들인 간식시간도 가졌습니다.
달작지근한 인스탄트 커피가 백설기의 맛을 두배로 만들고 있습니다.
봉사자님의 후원으로 마련한 간식을 먹으면서
'마음이 있는 곳에 물질이 있다'는 진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으며 후끈 마음이
더워졌습니다. 마치 활활 타오르는 연탄불을 쬐는 것 처럼.
드디어 양 팔에 두 덩이 연탄을 들고 배달하는
마당쇠 봉사자님이 등장했습니다.
복덩이 쌍둥이를 안은 것같이 보이는 것은
무슨 까닥일까요?
전혀 힘든 기색없이 만면에 미소를 가득 머금고
양 옆으로 네 덩이 연탄을 날으시는 봉사자님께
기어이 농담을 던졌습니다.
"쌍둥이 떨어뜨리지 마세요"
두 시간도 채 되지 않게 연탄 1,400장을 가쁜히
날으고나니 '누워서 식은 죽 먹기보다' 더 쉬운게 연탄배달 같았습니다.
어쩌면...봉사자님들께서 열정적으로 배달하는 연탄배달차에 동승한
덕분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배달한 연탄에는 봉사자님들의 따뜻한 이웃사랑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엄동설한에 저승사자 위협도 당당하게 이겨내리라 믿습니다.
2017.11.11
Na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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