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 여행기

베어트리파크와 세종청사 옥상정원

NaMuRang 2015. 5. 6. 11:18

누구나게 자신만의 무게로 인생사를 쓰면서 자신을 위한 사치는 양념으로 필수 사항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신을 위한 사치가 없다면 우리는 흔히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라'라는

회의론에 빠질 위험이 있다.

영혼을 갉아 먹고 성장하는 일상을 탈출하여 나를 위한 자그마한 사치를 부릴 수 있는

기회가 봄이 무르익어가는 계절에 드디어 찾아 왔다.

5월 첫 째주 일요일은 세종시에 있는 베어트리파크와 호수공원 그리고 옥상정원으로

럭셔리하게 여행을 떠나는 날이다.

 

아무것도 준비할 것 없이 평상복 그대로 입고 편안하게 백팩 달랑 메고

지구촌여행방 버스가 기다리는 사당동으로 갔다.

몇 달만에 여행을 질투하듯 봄비가 하염없이 차창문에 흘러내리는 모습을 애써 무시하며

차창문 너머에 시선을 고정시킨다. 십 년 넘게 인연을 맺어 온 지기님을 비롯하여 처음 뵙는

지구촌여행방의 여행객님들 오랫만에 뵙는 산악회방의 산우님들 사진속 세상방의 진사님들

그리고 가장 척박한 환경속에서도 성공적으로 전국정모를 치르셨던 영화사랑방 임원진님들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지구촌여행방 임원진님들의 수고를

피부로 실감했다.

 

봄비에 촉촉히 젖어가던 베어트리파크 이야기

지구촌여행버스가 세종시 전동면 송성리 베어트리파크 주차장에 도착하자

그 동안 끊질기게 따라 오던 비가 뚝 그쳤다. 오늘 여행을 주관하시는 신시님께서

세종시로 여행을 오신님들을 반갑게 맞이하여 주시고 계신다.

베어트리파크에 입장하면 가장 먼저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오색연못에 있는 비단잉어들이다.

발육이 잘 된 우량아같이 투실투실한 잉어들이 병아리처럼 주둥이를 뽀죽이 내밀고 연못위  

구름다리에서 여행객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받아먹고 있다.

구름다리 끝에 있는 정자에는 꽃분홍 연분홍 새하얀 철쭉이

새순이 올라와 연두빛과 진초록빛으로 그라데이션한 상록수와 어울어져

오색연못을 치장하기에 여념이 없었다.그들의 아름다움에 반한 우리는 모두가

오색정원의 주인공이라도 되는양 연못위에 있는 구름다리에 기대서서 사진촬영을 하였다.

 

간간히 내리는 이슬비가 우산을 쓸까말까 잠시 망설이게한다.

웰컴하우스 레스토랑 앞에는 아람들이 등나무가 보랏빛 꽃잎을 마치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등나무 꽃이 벌써 피었구나' 갑자기 아카시아가 떠 오른다.

등나무꽃 향기도 아카시아꽃 못지 않다고 하는데 오늘은 그 향기를 맡을 수가 없었다.

비에 젖은 등나무꽃은 향기조차 피 울수 없는 것일까?  비에 젖은 내 마음은 등나무향기를 맡지 못하는 것일까?

풀리지 않는 의문을 뒤로한 채 발길은 월켐하우스 레스토랑 뒤편 베어트리파크 정원으로 향했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비에 젖어 있는 정원에는 숫공작새 한 마리가 유유히 산책을 하고 있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이국적인 풍경은 로댕을 끔직히도 사랑했던 카미유 클로델의 슬픔을 보는 것같아 깊은 시심에 감기게한다. 

기다란 꼬리를 살짝들고 울긋불긋  봄꽃들이 가득한 화단 계단에 우아하게 서 있는 공작새에게서

눈길이 떨어지지가 않는다.

하지만.... 공원 주변에는 공작새가 싸 놓은 똥무더기가 여지저기 있었다.

먼저가신 님들께서 똥을 밟았는지 여기저기 똥발자욱이 흩여저있었고 똥을 피해 재빠르게 발길을 옮기는 님들도 계셨다. 푸짐한 똥을 밟고도 또 공작새를 따라가는 님들을 보면서 인간이나 새나

예쁘면 모든게 용서가 되는건 아닌가 하는 현실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뚝 터졌다.

 

그 흔한 차양조차 없이 겉껍질 벗개낸 통나무로 단단하게 만든 나뭇가지위에 아기곰들이 뭄을 웅크리고 간간히 내리는 이슬비를 맞고 있다. 아기곰이 아니라 고슴도치를 보는 것 같다.

야생의 본능 길들이기 작전에 아기곰들이 희생양이 아닌가싶어  괜시리 안쓰러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새들은 방목의 기회를 얻었는지  하얀 암공작새 한 마리를 애완동물원길에서 만났다.

아무리봐도 기다란 꼬리가 영 부담스럽기만하여 "공작새 날개가 예쁘기는 하지만 그걸 들고 다니는

수고 또한 여간아니겠어요" 나도 모르게 오랫만에 만난 아지산우님에게 이야기하고 말었다.

세상에 무상으로 되는 건 없는가 보다 공작새조차도.

 

꽃사슴들은 이슬비를 피해 오두막처럼 생긴 처마안에 옹기종기 모여있었지만

양들은 비가오거나 말거나 우리에서 자유롭게 서성이며 이따금씩 물을 먹으로 물가로 오기도한다.

반달곰 동산에는 불곰과 반달곰 사육장있다.

사육장 안에 있는 간이 개울가에는 불곰이 목욕 중이다.

물속에 풍덩 빠져있는 불곰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고 있노라니

옆방에서 불곰 두 마리가 싸움을 하고 있는지 으르렁거리며 머리가 서로 엉키었다.

제법 싸움판이 커지는가 싶어 재빨리 카메라를 꺼냈지만 어느새 눈치채고 싸움이 끝나버렸다.

열 받아 싸움질하려고 하는 데 그것도 모르고 사진기부터 꺼내는 인간이 미웠는지 그들은 그렇게

화해를 하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히 서 있다.

 

눈 깜작할 사이 불곰들의 싸움질 특종을 놓쳐버린 아쉬움을

뒤로하며 분수가 우아하게 춤을 추는 양생화동산으로 올라갔다.

풀잎과 꽃잎에 방울방울 이슬방울이 수정처럼 맺혀있는 야생화동산 길목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무와 풀잎들이 연두빛 새순으로 옷 갈아입고 힐링의 환타지를 부르고 있다.

그들의 환타지에 헐벗고 지친 내 영혼을 실으며 아람들이 나무숲길을 따라 전망대까지 올라갔다.

 

전망대에서 베어트리파크의 속살을 훤히 보았다.

십 만평의 대지가 손바닥만 하게 보여 순간 눈을 의심했다.

어디를 가나 꽃과 나무들이 어울어져있었고, 곰과 사슴 양 공작새등 볼거리가 다양했고

편히 먹을수 있는 레스토랑까지 있어 상당히 넓은 정원이라고 생각했었는 데

한눈안에 들어오는 풍경을 보면서 마치 잘 만들어진 광고 한 편을 보는 듯 싶었다.

이재연 회장이 45년간 공들였다는 수목원 송파랜드가 베어트리파크라고 한다.

개인 수목원이 입장료를 받으며 정원으로 거듭 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획이 탁월했다는 생각은

지울수가 없었다.LG처럼.

정원안 어디를 가도 눈요기와 힐링을 제데로 할 수 있으며 사진기를 대기만 작품사진을 찍을 수 있을 정도로 아기자기한 이벤트가 많아 여인이나 가족과 함께 가볍게 나들이 하기에는 안성맞춤인듯 싶다.

 

열대 식물원에서 난생처럼 커피나무에 매달린 커피를 보았고, 송파정에 잠시 들러 미니어쳐

주상절리를 보면서 바위들의 신비스런 매력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비가 와도 깊은 향을 은은하게 품은 향나무길을 걸어나오면서 가슴 깊이 향나무 향기를 들어마신다. 향나무 향기에 취해 점심식사 시간이 다가 왔는데 도 배고픈것 조차 잊어버리게 한다.

 

산나물 약초가 듬뿍 들어가 있는 점심식사를 하고 나오면서 우연히 민들레 홀씨를 보았다.

노오란 민들레꽃은 흔적조차없이 사라지고 하얀솜털 보송보송한 민들레 홀씨가  한껏 부풀어올라  

여차하면 바람과 함께  떠날 기세다.

올해 민들레꽃을 보았다는 기억도 없는 데 벌써 민들레 홀씨라니 세상의 무상함에 깊은 한숨을

삼켰다.

 

세종청사 옥상정원에서 복지를 보았다.

고려의 개경에서 조선의 한양으로 왕권이 바뀌면 수도가 바뀌는 것도 당연했다고 역사는 이야기한다. IT시대에 우리는 정권이 바뀌면 정부종합청사가 바뀌는 것을 보게된다.

세종특별자치시에 있는 세종청사는 보수에서 진보로 잠시 넘어가는 막간을 이용하여 고 노무현 대통령의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고 한다.

청사 옥상을 정원으로 만들었던 세종청사 옥상정원을 어쩌면 나는 난생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생겼다. 개인적으로 세종시 정부청사를 갈 일이 없을 테니까.

건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용의 형태로 만들었던 세종청사의 옥상정원은 전체길이가

약 3.5km로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한다.

오감을 테마로 하여 향기마루(후가)전망마루(시각) 건강마루(촉각) 체험마루(미각)

소리마루(청각)로 조성되어 있는 데 오늘 우리는 건강마루와 체험마루 소리마루를 산책하고  내려와서 호수공원으로 가는 코스였다.

 

안내인의 세심한 배려와 설명을 들으면서 나무들이 봄 맞이하느라 분주한 건강마루길을 지나

야생화들이 소담스럽게 미소를 짓는 체험마루를 산책했다.

산책하는 도중에 힘이들면 쉬어가라고 의자들이 친철하게 기다리고 있어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을 즐길수가 있었다.

색 바랜 철쭉들이 떨어지지도 못하고 매달려있어 시멘트 바닥의 지열이 그들의 고운빛마져

앗아간듯 싶어 이게 옥상정원의 한계는 아닐까 하는 의심도 해 보았다.

세종시가 손에 잡힐듯 한눈에 들어온다. 마치 개발을 막 시작한 서울의 1980년도를 연상하는

풍경들이다.

 

세종청사의 옥상정원을 산책하면서 우리들 삶의 질 향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복지가 문득 떠 올랐다. 비단 경제적은 측면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측면에서까지 복지의 영역은 다양하다.

세종청사의 옥상정원은 과연 우리에게 복지라는 이상향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인가?

자신에 일에 스트레스를 받는 공무원들은 옥상정원에 올라와 잠시 나무와 꽃들과 교감하면서

힐링을 한다면 공무원들이 정신적인 측면에서 최대수혜자가 될 것이다.

또한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옥상정원을 관람하는 관람객들이 요식업체에 뿌리는 금전 또한 

지방자치단체 제정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세종청사의 옥상정원은 IT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색다른 복지로 우리에게 다가 오고 있는지도 모른다.솔직히

그런 일을 과감하게 추진했던 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무한한 애정을 보내며.

  

들풀길을 따라 내려와 세종시 호수공원으로 갔다.

호수에는 황금연휴라 그런지 고무보트를 타고 노는 사람들이 많다.

호수위에 있는 정자에 앉아 가볍게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갑자기

한 여름같은 착각에 빠졌다.

 

가벼운 사치를 할 수 있는 세종도서관.

창 넓은 세종도서관 4층 레스토랑에서 호수공원을 내려다 보면서 저녁식사를 했다.

잔잔한 잔물결이 이는 호수공원을 바라보며 식사를 한다는 것은 나를 위한 자그마한 사치로는

충분했다.

아바의 페르난도가 아련하게 들려온다. "북소리가 들리는가 페르난도"

내 고향 충청도 벌거숭이 친구들이 보고싶다는 생각에 갑자기 울컥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바의 페르난도는 오늘 여행오신 님들의 화기애애한 이야기속에 묻혀버려 진한 여운만 남기고.

식사를 하고 나서도 오랫동안 창문너머 호수공원을 응시하면서 나를 위한 사치를 최대한 즐겼다.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오늘 여행을 주관하셨던 신시님으로부터 쌀 4KG을 선물로 받았다.

'마음이 있는 곳에 물질이 있다'고 하는 데 신시님의 지구촌여행방 사랑은 무척이나 뜨거운것 같다.

낯을 무척이나 많이 가려 아직 이야기는 못 해봤지만 어쩌면...나는 '세종시'하면 이름도 모르는

신시님을 기억 할 것같은 예감이 든다.

2015.5.3

Na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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