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 보름
다른 여늬달의 보름날에 비해
많은 의미를 간직하고 있는 정월 대 보름.
노오란 좁쌀과 자주빛 팥,수수
검은빛 서리태와 어울어진 새하얀
찹쌀의 오곡밥은 보기에도 군침이
넘어가는 정월 대보름날에 먹을수
있는 특별식이다.
아낙네의 매운 손끝맛이 묻어있는
나물반찬도 오곡밥과 더불어
천상궁합을 이루며 정월 보름날
아침상을 진수성찬으로 만든다.
고소한 땅콩과 호두의 부럼을
깨다보면 겨우네 꼭 닫혀있던
마음에도 미세하게 열리며
행복이 스며든다.
도심의 정월 대 보름이란 것이
먹거리외에 다른 이벤트가 있겠는가마는,
까만 밤하늘을 밝히는 동그런
보름달은 신비하기만하다.
휘황한 도심의 네온싸인 불빛에 가려
소박한 달빛은 제 빛을
잃은지 오래지만 정월 대 보름
오곡밥과 나물처럼 담백하고
깊은 맛이있다.
유심히 바라보던 보름달빛의
깊은 눈길은 이미 내 설음을 알아
버린듯하여 싱긋 미소가 지어졌다.
정월 대 보름달
적막한 밤하늘을 지키는
정월 대 보름달의 그윽한 눈길은
꼭 닫혀 있던 마음에 빗장 사이로
스며들었습니다.
제 설음에 겨워 그늘진 마음은
소박한 달빛에 흔들립니다.
애써 아닌척 싱긋이 미소
지으며 돌아서자
정월 대 보름달이 앞장 서 있더이다.
06.2.12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