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할수 없는 상황이면 가볍게 즐기자. 제 아무리 달력에 암호마냥 자그마한 글씨로 입동이라고 넌지시 귀띔 해 주긴 했지만, 설마하던 막연한 두려움은 끝내 현실로 나타나고 말었다. 겨울이 그렇게나 재빨리 올줄이야. 찬바람이 과히 불지 않아도 상칼한 날씨는 마치 변심한 연인 마음같이 싸늘 하기만하여 감당하기 힘든 아침 츨근길. 아파트 화단 응달진 한 구석에 샛 노랗게 소국이 만개하여 이따금씩 스치는 찬바람 따라 고개짓 살랑거린다. 촌음을 다투는 아침 출근길이지만 그래도 선듯 발길이 멈추어지며 그들에게 한동안 눈길이 머무는 것은 지극히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오히려 의연함과 고혹한 향내로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그들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음이리니.... 짦지만은 않은 긴 겨울. 추위가 고문으로 여기여 미리 겁먹고 두려워하는 나에게 피할수 없는 상황이라면 즐기면서 가볍게 받아 들이라는 깨달음이 불현듯 스쳐지나갔다. 05.11.17 Na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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