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 산행기

내장산행

NaMuRang 2005. 5. 19. 15:57

 

가을이 깊어가는 내장산의 모습.....

 

여행만큼 가슴 설레게하는 단어가
있을까.......

마음은 하루에도 조선팔도를
몇바퀴 돌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란
쉽지 않기에 여행은 늘 동경의
대상임에는 틀림없다.

나라안에서 단풍이 예쁘기로
엄지손가락 들어주지 않으면 서운타 할
내장산을 갔다.

 

내장산 입구는 승용차들과 대절버스에서
쏟아져 나오는 등산객들로 무척이나
혼잡했다.

 

노점에는 산나물을 비롯하여 햇감,
햇배, 햇밤등이 풍성하게 올 가을을
선보이며 마치 5일장이 걸지게 선 것같았다.

 

5일장날 장 보러 온 것같이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노점상들을
기웃거리며 내장산 길로 들어갔다.

어른 서너명이 팔을 넓게 늘여뜨려
안을 만큼 커다란 아람들이
단풍나무들이 산길 양옆으로
대각선을 이루며 서 있는 단풍나무
터널을 거닐었다.

아직은 단풍나무들이 초록빛 청춘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지만,
시시때때로 불어대는 쌀쌀한 찬바람에 놀라
샛 빨간색으로 옷 갈아 입고는
화려한 낙엽궁전을 만들어 놓을것이다.

 

산길에 들어서니 유난히 도톰한 나뭇잎이
점점이 주홍빛으로 갈색으로 물들어
여거저기 흩뿌려 놓은 듯 흩어져있었다.
가만히 눈 여겨 보니 감나무 잎이라....
얼른 고개를 들고는 이러저리 처다보니
주홍빛 감들이 커다란 나뭇가지에 대롱
대롱 매달려 마치 종마냥 가끔씩 불어대는
찬바람에 흔들흔들 거리며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이 유혹하고 있었다.
참으로 이상도 한건 따보고 싶다는 생각을
왜 그렇게 많이 했는지 모르겠다.
마땅히 먹고 싶어도 아니였건만 왜 그렇게
따 보고 싶었는지....

 

아쉬운 발걸음 뒤로
하고는 묵묵히 내장산속으로 들어갔다.

아직은 단풍이 덜 들어서인지 단풍놀이
인파 많기로 소문난 내장산 속에는 발이
밟히지 않을 만큼의 사람들이 산행을 하고
있었다.

 

이미 산속은 가을이다.

높이 올라가면 갈수록 가을의 묘미는 더욱더
많이 느낄수있다.

물기 촉촉하니 초록빛 청춘의 싱그러움을
자랑하던 이름모를 풀잎들이 이미 바싹 말라
누우런 빛깔로 물들어 갈바람에 서걱서걱
노래인지 울음인지 분간조차 되지않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나무잎들도 노랗게 붉그스름하게 물들어
산길에 수북히 쌓여 갈색톤카페트를 깔아
놓은 것 같았다.

 

갈색 카페트를 따라 정상을 향하던 발길은
어떤 때는 숨이차 만삭이 된 아낙네 마냥
쉬엄쉬엄 옮기기도하고 때론 나무가지 둥지에
앉아 쉬면서 산행을 계속 되었다.

나뭇잎 사이를 뚫고 금빛 찬란한 햇살이 쫙악
따스함을 내 비치지지만, 갈바람이 불지 않아도
산속은 제법 한기도는 추위에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피부로 깊숙히 와 닿았다.

 

춥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쓸쓸하고
고독을 느낄수 밖에 없으니 가을은 궂이
말을 하지 않아도 외로움이 가슴 밑바닥에
깔리는 계절인가보다.

추위가 필연으로 우리에게 찾아오듯이
외로움 또한 우리가 필연으로 안고 살아갈
우리에 몫이라면 적당히 즐기는 슬기로움도
배워야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슬며시드니
섬광같은 기쁨의 빛줄기가 가슴 한가운데를
스치고 지나가면서, 숨이 차 천근만근이던
발걸움이 왠지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에 의지하여 산행은
계속 되었고 철제계단이 마치 천국의 계단인양
살금살금 올라가니 불출봉이란 봉우리에 도착하였다.

초록빛 나뭇잎들이 마치 초록빛 물결마냥 출렁거리던
산등성이는 제법 나뭇잎들이 가을빛으로 옷
갈아입고는 마치 듬성듬성 노란 나무꽃 불그스름한
나무꽃 옅은 갈색빛 나무꽃들이 핀 것 같았다.

 

내장산은 8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이라고 한다.
산의 깊이를 대변이라도 하려는 양
수령이 오래 된 아람들이 나무들이 쪽쭉 뻗고는
위용을 자랑하는 듯하였다.

 

정상 바위옆에 아람들이 나무 아래에는
보라빛 구절초가 갈 바람에 한들거리며
애잔하게 피어있는 모습이라니......

 

그랬다....

구절초는 맑고 깨끗한 영혼으로 세상을 처음 접하는
소녀마냥 해 맑게 웃고 있었다.

말로 만 듣고 사진으로만 보던 구절초를
내장간 깊은 산중에서 볼수 있었다는 것은
어쩌면 깊이 있는 사색으로 깨끗한 영혼을
지니기를 바라는 메시지같아 괜히 싸하니
가슴이 울렁거렸다.


NaMu
2004년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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