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 산행기

경인년 새해 관악산행

NaMuRang 2010. 1. 6. 10:07

경인년 새해 관악산행

송구영신예배를 보면서도 
한 해를 보내는 그 어떤 감회조차
마비시켜 버리던 강추위.
한겨울 추위야 새삼스러 울 것도 없지만,
소한이 되기도 전에
기다리는 님이 없어도
일찍 찾아 든 강추위는 
연일 영하 십도를 넘나들며 
한 해를 보내고 또 새해를 맞는다.
일 중독에 빠진 것도 아닌 사람이
남들 다 쉬는
새해 첫 황금에 연휴를 
근무로 떼우는 것은 
상대적 박탈감에 한숨이 저절로 나오려는 걸
꾹 참아낸다.
그리고 생각한다.
'요번 주일날은 무슨일이 있어도
산에 가고 말거야'
마치 산이 나의 모든 것을 해결 해주는
해결사라도 되는양
그렇게 새해 첫 주일날을 기다렸다.
숨막히는 지루한 일상을 털어내듯
학수고대하며 기다렸던 경인년 첫 주일날.
한 낮에도 영하라고 자랑하는 강추위가
얼마나 끔직하던지.
어떡하면 따뜻한 복장으로 산행을 할 것인지
수 없이 생각을 거듭해도 
뚜렷한 답은 떠오르지 않는다.
천만다행 하늘을 가득채운 아침햇살을 
가슴에 담으며 낙성대역으로 향했다.
새하얀 눈이 소복히 쌓여있는
산길로 들어서며 아이젠을 신는다.
인적이 거친 흔적이 없어
아직도 백지처럼 새하얀 눈길위에
무던한 맘씨가 멋스런모습보다 
한층 더 돋보이는 산우님께 
잠시 빌린 스틱으로 
뼈만 앙상히 남아 버린 나무에 기대서서
편지를 쓴다.

하얀 눈위에 쓰던 편지.

엄동설한 산속을 지키느라
뼈만 앙상하게 남아버린 나무들을
찾아 온 새하얀눈.
인적이 거친 흔적이 없어
아직도 백지처럼 새하얀 눈길위에
내 그리움에 흔적을
깊숙히 새기나니.
쏟아지는 햇살에
은하수처럼 
반짝거리며 빛나는
내 그리움에 조각들이여.
가파른 바위에 쌓여있는 눈도 
4발짜리 아이젠은 
마치 날카로운 쇠스랑처럼 거침없이 찍으며
까치고개를 무난히 넘어간다.
삭풍이 잠들어버린 영하의 기온은
 이빨 빠진 호랑이인지라
춥다는 것을 과히 느끼지 못하면서
바위 한가운데 태극기가 보란듯이 
꽂혀있는 국기봉에 오른다.

아파트촌과 빌딩숲으로 어울어진 
산아래 동네가 먼 발치에서도 보인다.
어디에서나 거의 비슷비슷한 도심의 풍경들.
풍요로움이 주는 편리함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과연 잃고 사는 것일까?
다 잃는다 하여도 
지극히 인간다운 인간성만은
끝까지 붙들고 싶다는 강한 욕망에
울꺽 목이 메인다.
바위에 소복히 쌓여 있는
새하얀 눈은 아무리봐도 백설기같다.
스틱으로 네모 반듯하게 썰어 산우님께 
행운에 선물로 드리며
오늘 최종 목표지점 
마당 바위에 올랐다.
여전히 화사한 미소를 잃지않고 
따뜻하게 반겨주는 오후 햇살에
가슴을 활짝펴며 
감사를 새해 선물로 받아든다.
09.1.3
NaMu

경인년 새해 관악산앨범

계곡물이 꽁꽁 얼어....허옇게 속살을 드러내고 말었어요.
올 해는 ... 유난히 추운것 같아요.

유난한게 또 있어요...
여늬해하고는 다르게....
눈 풍년이 들었죠....
하지만...도심에서의 눈...
일상생활에는 커다란 장애물인것 같아요...
아침 출근길 소나무가지에 두툼하게 내려 앉은 
새하얀 눈을 보면서 생각했어요...
'남 보기에는 멋있는데....차거운 눈으로 덮혀있는
소나무가지는 을마나 추울려나.... 
눈 풍년에 너네가 고생하는구나...'

사진을 예쁘게 ...잘 찍어주시는 산우님께 
부탁해서 한장 건져 올린 사진이구요....

우연히 ...지나가다 잡혀서
 멋스런 산우님들을 찍어주고 
품앗이로....사진 한장 받았죠.
바위 위에 ...새하얀 눈이 
마치 백설기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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