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Rang 영화여행

이춘풍 난봉기

NaMuRang 2009. 12. 8. 10:02

 이춘풍 난봉기 

농업이 나라 경제를 지탱하던 시절같으면
강산이 3번 변했을 것이고
정보가 나라의 존폐를 가름하는 현대에는
강산이 열댓번은 변했을 만한 29년의 세월동안
한번도 나는 본적이 없다.
단지 신명나는 한마당이라는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매년 20만 명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마당놀이라고 하니 
그 입소문이 내 귀에도 들어 왔으리라.
극단 미추에서 마련하였던 마당놀이 '이춘풍 난봉기'를
서울 월드컵경기장 마당놀이전용극장에서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었다.
마당놀이하면 빼 놓을 수 없는 스타 윤문식씨
극단 미추의 단골손님 김성녀씨와
판소리의 명창 김성애씨 꼭두새 김종엽씨가
함께 호흡을 맞춰 공연했던 '이춘풍 난봉기'
말 그대로 춘풍(春風)이씨 양반이 봄바람이 났는디
춘풍이 아버님께서 유언하시기를
"나는 한 평생 일만하다 죽는게 원이 되었느니 
너랑은 그저 먹고 마시고 흥정망청 난봉이라 피우라"는
유지를 받들고져 있는 유산 써 버리는게 일이렸다.
꼬치에서 곶감 빼먹는건  한계가 있는지라
얼마되지 않아 알거지로 변해버린 이춘풍.
언제나 그렇지만 춘풍이 안방마님 팔겉어 붙이고
바느질로 명성을 날려 춘풍이 집안을 다시 일으킨다.
집안이 살만하자 다시 봄바람이 도진 이춘풍.
물 좋은 평양에 가서 사업을 벌리고져 동분서주하더니
2만냥의 공적자금을 얻어가지고 평양으로 날렀겠다.
이미 피양기생 추월이한테 팔난봉꾼 춘풍이 소식이 접수되었고
피양에 도착하자마자 피양기생 추월한테 푸욱 빠져버린 춘풍이.
밑바진 독에 물 붓듯 피양기생 추월이 치마폭에 엽전 집어 넣던 춘풍이
결국 빈털털이가 되어 오갈대 없어지자 
피양기행 추월이 종이 되는디.
한양에서 춘풍이 소식을 들은 춘풍처. 
평양감사를 만나 기생추월이의 비리를 낱낱히 고하며 통사정하여
남장을하고 추월이를 만났겄다.
저간 상황을 모르는 피양기생 추월이
예쁘장한 양반네 남장춘풍처를 유혹하는데
추월이의 교태에 더욱더 화가 치민 춘풍처.
추월이를 매섭게 다그치며
춘풍이 홀려 빼앗은 2만냥에 
만냥을 더하여 3만냥을 춘풍이에게 주게한다.
암 것도 모르는 춘풍이.
피양기생 추월이한테 받은 2만냥을 가지고
한양 집으로 금의환향 하는디 
그 모양새가 가관이라!
기왕지사 사정이야 어찌되았든지간에
공적자금 축내지 안했으니 성공한거 맞는거쥬^^
마당놀이....어쩌면 순토종 뮤지컬이라는 생각이든다.
상암월드컵경기장 마당놀이전용극장에 들어서자마자 
들려오던 흥겨움이 넘치는 중앙국악관현악단이 연주가 
잔치집에 와서 풍물놀이를 즐기는 것 같이 분위기를 한층 띄운다.
꼭두새 김종엽씨의 걸죽한 입담으로 시작된 이춘풍전.
춘풍이 윤문식씨가 주홍빛 도포를 입고 화려하게 등장하자
알록달록 색색이 옷으로 화려하게 차려입은 기생들이 나와
춤을 추고 노래하며 춘풍이 윤문식씨의 봄바람은 부추긴다.
알거지가 된 집안을 춘풍처 김성녀씨는 바느질로 맞춤집을
경영하면서 홈쇼핑에 기성복을 내 보내 대성공을 거둔다.
홈 쇼핑 기성복 촬영하기 위해 선보였던 카메라,조명,쇼호스트
모델들이 코믹한 연기가 실로 마당놀이의 재미에 한 몫 단단히한다.
교태스럽다기 보다는 암팡진 연기를 하던 피양기생 김성애씨가
뱃놀이를 하는 장면에서 춘풍이 윤문식씨가 선글라스를 쓰고
지나가던 모습이 개인적으로 마당놀이를 보면서 가장 코믹하고
인상적였다고 이야기하고싶다.
해학과 풍자가 좀 더 많고 깊게 스며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극단 미추가 추구했던 남녀노소라는 관객의 수요충족은 충분히 한 것같다.
공연이 끝나고 
팬 서비스로 하는 사진촬영에 김성녀씨와 같이 사진을 찍는다.
"'벽속의 요정' 참 잘 봤어요"하고 가만히 속삭였다.
나이가 육순이 다 되도록 이렇게 왕성하게 활동하고 멋스런 김성녀씨 
그녀는 자신만의 세계가 분명있는 여배우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 하시기를....
09.12.6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