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그잔화병과 소국
대학교 1학년 딸아이가 여름방학 내내
사물놀이 연습을 하더니 며칠전 공연이
있었다고한다.
꽃분홍장미, 빨알간 맨드라미
그리고 이름을 알수없는 풀꽃
하얀소국, 노오란소국이 골고루 섞여있는
꽃다발을 같은과 선배한테 선물 받았다며
불쑥 내민다.
마치 내가 선물 받은 양
행복이 섬광처럼 스쳐가며
딸아이에게 꽃다발을 선물 한
같은과 선배는 어떤 머스마일까하고
무척이나 궁금했다.
예쁘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리요만은
분홍색장미가 유난히 눈에 띄게 예뻐
장미꽃향 깊숙히 들여 마셔
가슴 밑바닥까지 내려보내자
달콤한 장미꽃향기에 젖어
포만감으로 행복이 가득 차 올랐다.
하얀소국과 노오란소국을 꽃다발에서
따로 빼내어 쌉싸롬한 국화향에 취해보며
곱게 포장 해 놓았다.
포장해 놓았던 서너개의 소국 꽃가지를
사무실로 가져 와 머그잔을 화병삼아
화병 꽃꽂이를 했다.
이름하여'소국 머그잔화병'꽃꽂이를
내 책상위에다 올려 놓자
갑자기 가을이 내 곁에 와 있는
느낌이 확연히 들었다.
특별히 소국을 좋아하는 이유중에 하나는
그 생명력이 길고 향이 깊다는데 있다.
한번 꽃꽂이 해 놓으며
길게는 보름 짧아도 일주일이상
시들지않고 고운 자태를 자랑하는
그들을 어찌 예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마치 속 깊은 여인네같은 소국의 아름다움은
오랜시간 내가 지향하는 이상형이다.
가지에서 떨어진 소국 두어송이를
유리잔위에 띄어 놓았더니
꽃배처럼 애닳픈 시한수 고이 싣고는
먼...그대와 나 사이를 둥둥 떠다닌다.
07.9.6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