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은행나무와 샘물 일년 중 가장 덥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복 중에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덥기는 마찮가지다. 가로수 은행나무는 스치는 바람에도 나뭇잎 무수히 흔들며 지나가는 길손에게 안부 인사를 건넨다. 하지만, 그들도 7월 뜨거운 태양 열기를 어쩌지 못하는지 축 늘어져 있기는 매한가지다. 차도변 갓길에 초록빛 알사탕같은 은행 두알이 데그르르 떨어져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왔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고 보니 마치 에메랄드 보석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한참이나 은행을 들어다 보며 '분명 은행 맞지'하고 내 눈을 의심했다. 무수히 많은 은행나뭇잎 사이에 숨어 토실하게 생각이 잉태하며 풍요로운 가을을 준비하는 은행의 의연함은 차라리 경이롭기 까지 했다. 오늘이 내일과 별다를 것 없는 일상에서 때론 묵상하고 사색하여 맑은 영혼이 샘 솟아 오르는 은행나무 아래 샘물이고 싶다는 야무진 꿈을 가슴 깊이 간직하자 저만치에서 서성이던 행복이 날 찾아 왔다. 07.7.23 Na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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