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Rang 봉사활동

신소망의집 3월 목욕봉사활동기

NaMuRang 2007. 3. 4. 23:08

도로변 화단가에는 언제부터인가
풀잎들이 파릇하게 얼굴 내밀고
봄 소식을 전해 주지만
그들이 가슴에 와 닿질 않아
스쳐 지나치곤 했었다.
하지만, 봄비가 주룩거리고 내린 다음날.
풀잎에 방울방울 맺혀있는
빗방울을 그냥 스쳐 지나칠수는 없었다.
수정처럼 맑은 빗방울이 
봄의 향기같아
멈칫 걸음 멈추고 그들을 바라보며
신소망의 집 친구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다.
3월 첫째 주말은
태능 불안산 자락에 있는 신소망의집으로  
목욕 봉사활동 가는 날이다.
신소망의집 친구들을 생각하면
뭔가 그 친구들에게 잼있는 일을
만들어 주고 싶은 건
솔직한 심정이지만
재주가 메주라는 건 나의 한계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혹자는
마음 착한 천사쯤으로 오해를 불러 일으키지만
아직도 나이에 어울리지않게
낯을 많이 가리다보니
사람 사귀는 일이 무척이나 서투르고
왠만해서는 마음에 문 열지도 못하는
나는 앞으로도 배워야할게 많은 
결점 투성이 인간 일뿐이다. 
목욕 봉사활동 가기 전부터 
신소망의집 친구들이 목욕하는 동안
다른 친구들은 막간 시간을 이용하여
뭐 잼나는 일이 없을까하고
이생각 저생각 해 보았지만
마땅한 놀이감을 찾지 못하고
목욕봉사원 친구중에 어린이집 교사가 있어
그 친구가 종이접기를 잘해
이번에도 색종이만을 사고 말었다.
목욕봉사원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이 
맞이않아 같이 가지 못하고 
혼자가는 발길은 늘 동동거린다.
신소망의집 친구들이 임시 거쳐하는 
비닐하우스에는 목욕봉사원 친구들이
이미 도착하여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멋장이 내친구 수정이는 저번달보다 
살이 빠진 것 같아 날씬해졌다고 하자
아이가 좋아라 입이 함박꽃이다.
멋장이답게 목욕할때도 꼼꼼하게 챙기며
이쪽 저쪽 몸을 돌리는 아이가 마냥 귀여웠다.
신소망의집 친구들 목욕 시키면서
늘 느끼는 거지만 과히 저저분하지 않은 
아이들의 몸은 어쩌면 우리네
복지문화의 향상을 보는 것 같아
적잖게 안심이 되곤한다.
만일에 그들의 몸에 때가 절어 있었담
난 분명 뚜럿한 대상도 없는
누군가에게 분노했을 것이다.
그들이 내몸같이 깨끗함에
진정 감사하나니....
목욕이 끝난후
목욕봉사원 친구들이 찬양하자
전신마비친구 혜선이가 발음은 전혀 
정확하지 않지만 신나게 따라 부른다.  
정아가 만들어준 커다란 종이학을 
혜선이 이마위에 얹어놓자 
아이가 종이학 집어들며 활짝웃는다.
눈꼽이 묻어있고 눈물을 질금질금 흘리는
정아 눈을 닦아주며
눈병 난건 아닐까하고
순간 걱정이 스치고 지나갔지만
"뱁새 눈에 눈병이 난건 아니겠지"하고
농담하자 아이가 수줍음에 
몸을 비틀며 미소를 짓는다.
신소망의집 친구들과 헤어지기위해
자리에서 일어나자
헤어지기가 싫었는지 범생이정아가
슬픈 얼굴로 쳐다본다.
아이와 눈맞춤하며 오랜시간 같이있지
못함에 죄 짓는 것 같아
맘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다음에는 좀더 많은 시간을 같이
할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지는건...
목욕 봉사원친구가 신소망의집 친구들
간식으로 보내준 꽈배기의 달콤한 맛에는
그 친구의 진솔한 맘이 배어 있는 것같아
괜한 행복으로 싱긋 미소가 지어지며
신소망의집 친구들 임시숙소 비닐하우스를 나섰다.
07.3.4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