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 시방

토평리 코스모스 꽃밭에서

NaMuRang 2006. 9. 22. 23:12

토평리 코스모스 꽃밭에는

먼지 폴폴 날리던 동구밖 황토길.
양옆 가장자리에 색색이 피어난 코스모스가
긴목 가냘프게 나풀거리며
마을 안으로 들어오는 길손을
반기곤했다.

아직은 철부지 아이이기에
평화로웠던 내 어린시절.
고향마을 기억을 낚아 올리려
한강변 토평리 코스코스 꽃밭을 찾았다.
제법 따거운 가을 햇살
가득 품은 코스모스들이
빨아간 가을향기 허공에 날리며
저멀리 숲속을 방황하던
벌들을 불러들인다.
새하얀 코스모스에 앉아 있던 벌은
꽃분홍 코스모스가 살포시 고개짓하자
재빨리 꽃분홍 코스모스 곁으로 날개짓한다.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벌들의 출현은 아련하던
내 유년의 기억을 
더욱더 선명하게 달금질 하거늘.

한강변 토평리 코스모스 꽃밭에는
화사한 웃음 머금은 코스모스와
벌들의 유희로 가을이 익어가고 있었다.

코스모스 꽃밭 끄트머리
도랑을 가로지르던 징검다리가 
기어이
내 유년의 그리움을
토하게했다.
06.9.22
Na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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