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란 산수유을 선두주자로 개나리,목련,벚꽃들이 도심을 온통 수 놓으며 꽃잔치를
벌이는 가 싶더니 무차별 비 포격에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는 그들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봐야 하는 심정이란!
벚꽃잎으로 연분홍 도트무늬를 점점히 찍어 '봄의 화신'처럼 신기루를 펼치던 승용차들이
어디론가 쏜살같이 달려가는 것을 눈여겨보며
4월 넷째 주일날 서울영아 일시 보호소로 봉사활동을 갔다.
1층 경비실 옆에 있는 가운실에서 가운을 갈아입고 3층 다람쥐방으로 올라갔다.
잠을 자면서도 우유병 젖꼭지를 습관적으로 빠는 우형이는 우량아답게
우유병 끝을 톡톡 쳐주기만해도 우유를 잘 먹는다.
우유병에 우유가 한 방울 남아 있을때까지 우유병 젖꼭지를 빠는 아기가 기특하고 대견하여
엉덩이라도 톡톡 두드려주고 싶은건 아기들은 그저 잘 먹고 잘 자야하는 '권리장전'을 잘 지키기 때문은 아닐까^^
우유를 다 먹고도 자는 아기를 깨워 트림이라도 시킬까 하다가 괜히 곤히 자는 아기를
깨우고는 싶지 않아 가만히 뒤로 물러났다.
싱글벙글 웃는 모습이 너무도 예뻐 손이 가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세희.
아기를 안고 아기들의 놀이터 스폰치 매트에 앉아 "세희야 잼잼 해봐" 손을 쥐었다 폇다
잼잼을 해본다.
아기가 신기한듯 바라는 보지만 영 할 생각이 없다. 아 그렇담 짝짝꿍이 낫겠다.
"세희야 짝짝쿵 짝짝쿵" 아이 손을 모아 짝짝쿵을 시켯지만 영 흥미가 없어한다.
아직은 짝짝쿵,잼잼 할 시기는 아닌가보다 하고 뒤집기라도 시킬 요량으로 아기를 눕혔지만
아기는 뒤집기가 뭔지 모르는지 누운채 그냥 그대로 있다.
아기를 조심스럽게 옆으로 돌리면서 뒤집기를 시켜봤다.
개구리처럼 두 팔과 두 다리를 높이 들고 엎어져서 있는 아기와 눈맞춤하려고
나도 엉거주춤 머리를 스폰치 매트에 대어본다.
힘들어 빨갛게 달아 오른 아기 얼굴을 보며 너무 많은 걸 아기에게 요구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 아기를 얼른 안았다.
"욕심쟁이 엄마 만나 오늘 공부 너무 많이 한다 그지 세희야"
아이에게 속삭이듯 이야기하며 이제는 시집갈 나이가 된 딸아이 어린시절을 기억 해본다.
또 한편으로는 손이나 몸을 움직이는 놀이는 싫어하지만 호기심 많은 눈으로
이것저것 보는 것을 좋아하는 세희의 모습에서 어쩌면 나를 발견하고 있는 것같아
괜시리 미소가 머금어진다.
호기심 많은 세희를 안고 모밀을 살짝 밀자 곰과 사슴 기린이 돌아가면서 세희 앞을 지나간다.
세희는 그들을 잡고 싶어 손을 뻗혀 드디어 곰인형 하나를 잡아서는 입으로 가져간다.
'아기들은 왜 잡기만하면 입으로 가져가는 것일까....'본능에 충실한 세희를 안고
이번에는 폭포수 가습기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아기 집게 손가락으로 꼭 집게 해 본다.
'물이야.......물 느낌이 어떻니....'
저녁을 먹고 온 보모선생이 아기들 목욕을 시키고 나면 아기들 옷 입히는 일을 매달 거들다보니
이제는 조금은 자신이 생겨 보모선생 일을 도와주고 싶어
세희를 침대에 눕혔더니 아기가 징징거리며 울어댄다.
아...그렇구나...짝짝쿵,잼잼,뒤집기 놀이공부로 귀찬게 했지만
그래도 세희는 나를 필요로했구나 가슴에서 뜨거운 정이 솟아 오른다.
2012.4.22
NaMu
에필로그:장군감이라고 하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없는 기쁨이
"녀석 듬직하니 잘 생겼네...." 하는 이야기가 자신도 모르게 나오게 만드는 아기다.
물론 잘 생겼다는게 외모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아직 돌도 채 지나지 않은 아기지만 하는 행동이 의젓하고 혼자서도 잘 놀고
땡강도 부리지않고 성격이 좋다보니 살도 두리둥실 붙어 우량아다.
기쁨이를 보면서 능력되어 키울수만 있다면 아기에게도 좋고 나도 좋을텐데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 본다.
(아들 열 몫한 딸내미 덕분에 아기들을 절대로 키울수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한달에 한번 이지만 한 이년 넘게 봉사활동을 하다보니 아기를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난생처음 해보는 순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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