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에 만났던 꽃들의 축제
아파트단지를 온통 감싸고 있던 연분홍 벚꽃은
그들만 축제를 하는게 아니고 인근에 사는 주민들도
그들의 축제에 동참한다는 포스터를 내 걸었다.
아직도 시샘이 채 가지지 않은 꽃샘바람에
연분홍 꽃잎 휘날리며 벚꽃잔치 초대장을
보내는 그들을 지나 칠 수는 없었다.
주일날 금쪽같은 시간을 내어
내 고물 디지탈카메라를 손에 들고
그들에게 랜즈초점을 맞춰본다.
연분홍빛으로 꽃망울 톡톡 터트려 화사하게
미소를 머금은 벚꽃들이
아파트단지안에만 있는건 아니다.
마치 여의도 윤중로에만 벚꽃들이 있는것이 아닌 것처럼!
안양천변 길 양쪽에 있는 연분홍 꽃구름 터널속에는
그들의 아름다움에 취한 상춘객들로
발길이 끊이질않는다.
특히나 길거리 노점상들도 이번에는 꽃구름터널 속으로
들어 와 뻥튀기, 커피, 토스트 등 파는
손길이 분주하기만하다.
가벼운 간식거리를 사 먹는 상춘객이나
가벼운 간식거리를 파는 노점상이나
벚꽃이 꾸며놓은 꽃구름터널 속에서는
누구나가 풍성한 보금자리인지라....
봄과 함께 내 가슴에 찾아 왔던 서부간선도로의
노오란개나리울타리.
아침마다 출근길 그들과의 만남은
찌들은 내 삶에 때를 한꺼풀 한꺼풀 벗겨내는
기쁨으로 설레곤했다.
이제는 연두빛 어린새잎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 주고
길 떠날 차비를 하는 노오란개나리.
어쩌면...나는 그들이 떠나는 그 순간까지
내 가슴에도 노오랗게 개나리 울타리를치고
그들과 함께 하겠지.
초등학교 담장 앞에는
연분홍벚꽃과 새하얀조팝꽃이 초록빛상록수와 어울어져
봄을 주제로 한폭의 근사한 정물화를 그리고있다.
좀 더 가까이 조팝꽃에 카메라렌즈를 디밀어본다.
가느다란 가지에 쫌쫌히 피어있는 새히얀꽃들이
스치는 바람에도 너울너울 춤을 추며
외로움에 허덕이는 내 가슴을 살며시 다독인다.
2010.4.18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