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일도 없었던 ....봄날은 간다.
서편제....
임권택감독의 영화로 우리 귀에 더 익숙하다.
하지만 영화를 볼 기회가 없었던 나는
한영애가 노래한 봄날은 간다에서
이청준님의 서편제를 듣는다.
전라도 보성땅에 있는 소릿재 주막.
인적이....드물어 호젓한 주막집이다.
나른한 오후 햇살을 안주삼아 주모는
젓가락 장단에 맞춰 부르는 노래
봄날은 간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새들 넘나드른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웃고 새가 울면 따라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던
열아홉 시절은 이미 황혼속에 사라졌지만
아직도....식어지지 않은 그 열정만은 여전하기에
가는 봄날이 얄궂을 수 밖에^^
계절의 여왕이라고 자부하는 5월도
열흘이 채 남지 않았다.
겨우네 학수고대했던 봄은
그리고 아무일도 없이 .....내 곁을 떠난다고한다.
올 해도.... 여느해와 마찮가지로
한영애님의 봄날은 간다를 들으면서
그리고 아무일도 없었던 내 봄날을 위로 하노라.
08.5.22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