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지극히 사소한 일로 오해가 생겨
도매끔으로 매도 당 할 때도 있어요.
그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본인이 없을 때는 걔 얘기는 하지 말라고"
자신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일인데도
만인이 보는 앞에서 변명 해 주는 사람이
나를 이해해주고 아껴주는 진정한 친구인거죠.
특히나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일언반구가 없어 그 친구가 그렇게나
날 위해 좋은 일을 한 줄 몰랐다가
시간이 후른 후
우연한 기회에 알었을 때 받았던 감동이란!
날 진정으로 아껴주는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는...바닷가에 살어요.
물론 동창이니까 이름도 알고 있지만
바닷가에 작은 성을 짓고 사는지 '작은 성주'라는
아주아주 낭만적인 닉네임을 가지고 있는 친구예요.
'나무라는 이름의 소중한 것을 잃을까 봐' 걱정이
된다는 문자 메시지가 왔어요.
아직도 자신의 분야에서는 공부를 게을리 하지않아
노후를 위해 매년 자격증도 따 놓는 부지런한 친구이지만
글쓰기 하고는 거리가 먼 친구이기에
몇자 되지 않는 글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비했을 지는 안 봐도 비디오죠.
동창이니까 내 이름 석자를 알고 있는 친구이지만
나무라는 닉네임이 훨씬 나 답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어요.
동창회를 나가지 않으니까
그 친구 만난지는 햇수로 3년이 넘어가는 것 같아요.
하지만 가끔씩 잘 있는지 안부 전화를 했었는데
두어달 전부터 소식이 없었거든요.
가끔은 그 친구 생각도 나고 바닷가를 생각하면
괜시리...싸 하게 가슴도 아프고 그랬지만
바쁜 일상이 그 자리를 채워주곤 했어요.
물론... 맘만 먹으면 곧장 달려가서 볼 수도 있지만
언제나처럼 맘따로 몸따로예요.
그 친구는 저에게 그러죠.
'남의 자기' 딱 맞는 말이져^~
수필같은 친구 -작자 미상-
초가을 귀뚜라미가 울 때나
어스름 겨울밤 진눈깨비가 내릴 때는 물론
오동나무 가지 사이로 초승달이 돋거나
하룻밤 사이에 목련이 질 때
누군지 불러서 차 한 잔을 나누고 싶다.
이제 갓 사귄 사람이 아니라 오랜 친구면 좋겠다.
오랜 옛 친구로되 되바라진 이야기가 아니라
조용조용 담담하게 말하는 친구라면 더욱 좋겠다.
가슴을 두드리게 사무치는 이야기나
주먹을 불끈 쥐도록 분노하는 이야기보다
그냥 이야기 하다가
서로 끄덕이는 화제라면 좋겠다.
하룻밤을 새면서 폭포처럼 쏟는 이야기보다
두세 시간쯤 편지하는 마음으로
한담하는 이야기라면 좋겠다.
그리고 일어 서서 아쉽게 돌아가는
그런 이야기의 수필 같은 친구라면 좋겠다.
인간관계와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라 프린트물이
컴퓨터 책상 아래 떨어져있었어요.
국어국문학과 2학년 딸아이 학기말시험 과제물이래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문자와 통신이 어울어진
커뮤니케이션 인간관계를 하고 있는거죠.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 정호승 -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내리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가끔은 하느님도 눈물을 흘리신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달그림자도 외로움에 겨워
한 번씩은 마을로 향하며
새들이 나무가지에 앉아서 우는 것도
그대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그대 울지 마라
영원한 애인인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릴때가
있다고 시인은 말씀하시네요.
어차피....외로운게 사람이라면.
혼자서도 잘 놀면서 외로움도 즐길 줄 아는
자신감이 필요한거죠.
그는 -정호승-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
묵묵히 무릎을 꿇고
나를 위해 울며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내 더러운 운명의 길가에 서성대다가
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그는 가만히 내 곁에 누워 나의 죽음이 된 사람이었다
아무도 나의 주검을 씻어주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촛불을 끄고 돌아가버렸을 때
그는 고요히 바다가 되어 나를 씻어준 사람이었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자를 사랑하는
기다리기 전에 이미 나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전에 이미 나를 기다린
하지만...말예요.
문자와 통신의 환상적인 만남에서
서로가 부단히 노력만 한다면
정호승시인님 말씀처럼
그와같은 진정한 인연을 만들 수 있는거죠.
08.6.13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