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Rang 책읽기

광장(廣場) - 최인훈 (崔仁勳 ) -

NaMuRang 2007. 8. 7. 23:42

국어국문학과 다니는 대학1학년 딸아이가
자신이 보기위해 침대위에 얌전하게
모셔 놓았던 책을 마치 옛 연인을 만난듯
반가움에 집어 들고는 딸아이 보기전에 얼른
백속에 숨겨놓고 내가 먼저 선수쳤다.
'최인훈(崔仁勳)'님의 '광장(廣場)'
한여름 삼복더위에 이명준에게 빠질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굳이 들라면
남과북 서로가 잘 만들어진 광장이라고
우기지만 그 어느곳에서도 그의 올 곧은
이상(?)을 펼수는 없어 조국을 등질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움 때문이다.
철학과에 다니던 이명준은 8.15 해방과 더불어
북으로 간 남로당간부였던 아버지(이형도)가 
대남방송을 하는 것을 계기로 경찰서 취조실에
가서 심한 고문을 당한다.
집안일을 등안시하던 아버지가 월북하자
어머니조차 죽음을 맞이했던 이명준은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정은 없다.
아버지 친구집에 얹혀 살던 이명준은
그해 여름.
반년 넘게 좋아하면서도 맘 한번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인천에 사는
윤애를 찾아간다.
그리고 윤애네 집에서 한동안 지내면서
윤애에게 일언반구도 없이 어선을 타고
월북하게된다.
그가 상상했던 북한은 
'나라의 팔자를 고치는 들뜸속에 살고
있는 공화국 였지만'
실제상황은 마치 태엽을 감아 놓은 
로버트처럼 당에서 지시하는 일만 해야하는
'잿빛 공화국'였다.
또한 이명준 또래의 조선 새악시와 
새장가를 가신 '민주주의 민족 통일전선'
중앙 선전 책임자였던 아버지도 자신이
생각했던 혁명가의 모습은 아니였다.
'프랑스 혁명해설'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편집장에게 욕먹고 직장세포 자아비판까지
받게되자 이명준은 그의 아버지에게 자신이
생각했던 이상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북한 현실을 조목조목 따지지만 
아버지는 묵묵무답으로 일관하시고
그는 결국 방바닥에 엎드려 소리 죽여 울고만다.
아버지가 그에게 해 줄수 있는 일이란 
그가 누워있던 이불깃을 
꼭꼭 여며 주는 것 뿐였다.
현장 경험을 쌓기위해 야외극장 짓는 일에
봉사원으로 나갔던 이명준은 발을 헛디뎌
사고가 난다.
병원에 입원하게 된 그는 
위문차 왔던 국립극장 발레리나 은혜를 
만나게된다.
토지개혁 취재차 지방에 갔던 이명준은
북조선 농민들이 토지개혁을 좋아하는
층이 열에 다섯쯤인 걸 알고 놀라워한다.
깨닭인 즉은 농토를 팔고 살수 없게 
되 있기 때문에 농토는 나라의 땅이고
그들은 지주 영감의 소작인에게 
나라의 소작인으로 주인만 바뀐꼴이 되었다.
개인적 욕망이 터부로 되어 있는 고장
북조선 사회 광장에는 꼭두각시 뿐 
사람은 없었다.
실망이 절망으로 바뀌면서 이명준은
자신만의 밀실을 만들고 은혜를 구원의
연인으로 맞아들인다.
그토록 말렸지만 은혜는 모스크바로 
공연을 떠나고 한국전쟁이 일어난다.
정치 보위부 장교가 되 남하한 이명준은
자신이 대학 다닐때 얹혀 살었던
아버지친구 아들 태식이를 경찰서에서 만난다.
첩자 혐의로 만신창이 고문을 당한 태식을
만나러 온 윤애는 이미 태식의 아내였다.
이명준은 자신의 첫사랑 윤애를 보며
지금 힘으로는 그녀의 가슴을 빼앗을지 모르나
그녀를 가지지는 못한다는 생각이 그를 미치게했다.
하지만 언뜻 그는 은혜를 떠올리며,
한번도 그를 마다 한적이 없이 그를 기쁘게해준
모스크바에 있는 그녀를 그리워한다.
태식과 윤애를 놓아준 이명준은 
전세가 악화되어 낙동강 싸움터로 가게된다.
그리고 모스크바로 공연갔던 은혜가 
간호병이 되어 사단에 와 있는
은혜를 우연찮게 만난게된다.
이명준은 그의 안식처인 동굴로
은혜를 초대한다.
이미 죽음을 예견이라도 한듯
'죽을때까지 부지런히 만나자던'
은혜가 낙동강 총공세가 있던날
이명준의 아이를 임신한 채 전사한다.
판문점.
이명준은 중립국을 선택하고
인도행 타고르호 선상에는 
하얀 갈매기가 이명준을 줄 곳 쫓아온다.
무덤속에 몸을 푼 한여자의 용기는
방금 태어난 아기를 한 팔로 보듬고
다른 팔로 무덤을 깨트리고 하늘 높이
치솟아 갈매기로 환생하는 것을 이명준은
깨닫는다.
그리고 그도 갈매기따라 깊은 심연의
바다위로 날아 올랐다.
한 젊은이가 설 익은 이데올로기 소용돌이
속에서도 사랑만이 구원였다는 것은
지쳐가는 일상을 살아가는 나에게
뜨거운 8월의 태양만큼
강렬한 열정으로 타올랐다.
작가도 말하지 않던가
"전쟁 따윈 안해, 나라면 이런 내각명령을
내겠어, 무릇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의
공민은 삶을 사랑하는 의무를 진다.
사랑하지 않는 자는 인민의 적이며
자본가의 개이며, 제국주의자들의 스파이다.
누구를 묻지않고 사랑하지 않는 자는 
인민의 이름으로 사형에 처한다"
작가가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작품을 대했으면 4번씩이나 개작을 하였겠는가.
문지사(문학과 지성사)에서 완결편으로 펴냈던
광장은 전후 발표된 가장 중요한 장편중 하나로
평가 받는다고 김현 문학비평가는 말하고 계신다.
07.8.7
Na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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