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 산행기

서울대공원이 패키지로 들어 있었던 청계산행

NaMuRang 2007. 6. 20. 00:37

날로 더워지는 햇살의 열기가
한여름을 실감하게 만들지만 
아직은....
제 빛을 잃어가는 덩쿨장미가 
고개 푹 숙이고 화려했던 지난날을
회상하는 걸로 보아
초 여름임에는 틀림없다.
구름 한점없이 맑게 개인 하늘이
마치 산행을 축하해 주는 듯하여
왠지 기쁨이 바람처럼 스쳐가는 
6월 세째주 휴일날 청계산행이 있었다.
서울 대공원역을 빠져 나오자
등산객과 노점상인 그리고 대공원을 
구경 나 온 관람객들이 뒤 섞이어
소문난 잔치마냥 부산했다.
낯익은 산우님들과 반갑게 안부인사를
주고 받으며 시원한 나무그늘에서 가볍게 
스트레칭(stretching)한 후 대공원 앞 
사잇길 산속으로 빠져들엇다.
비록 비가 오지 않아 앞서가는 산우님의
발자욱따라 황토길 신작로 마냥 먼지 
풀풀 날리지만 나무가 울창한 청계산은
여름 산행으로는 제격이다.

저마다의 모습으로 나뭇잎들은 그린빛패치워크(patchwork)
양산을 만들어 강한 오뉴월 햇살로 부터
청계산을 찾는 산우님들을 보호해 주는 듯 싶다.

나뭇잎의 자상한 보호를 받으며
제법 가파른 산길을 오르자 
자그마한 비석이 매봉이란다.
매봉에서 가픈 숨 돌리며 
오라는데는 없어도 갈데는 많은 나그네마냥
부채 쫙 펴들고 살랑살랑 부채질하며
가벼운 맘으로 산행을 계속 되었다.
스치는 바람에도 온 몸을 흔들며 춤을 추는
나뭇잎의 군무가 산속에 평화의 정령을 
불러 오는 듯 싶다.
그들과 함께 하고저하는 내 가슴에도
평화의 정령이 찾아 오는 걸 실감하며
나만의 비밀을 간직한 듯 싱긋 미소가 지어졌다.
떡갈나무가 냉장고 탈취제로 그만이라며 
산우님께서는 생명공학을 하는 자신의 친구에게
떡갈나무잎의 효용가치를 타진해 본 결과
비용이 많이 들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견해를 듣었다고한다.
산우님의 자상한 설명을 듣고 나도
떡갈나무잎을 따다 냉장고에 넣어 두어야지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솔직히 고백건데...
떡갈나무잎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어르신들 말씀이 
어찌그리 쪽 집게 박수무당처럼
잘 들어 맞는지.
과하면 화를 자초 한다는 것은 
누구나가 다 아는 사실이다.
더위가 한 몫하는 여름산행은
지치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하는게
더위 먹지 않고 현명하게 산행을 하는
방법은 아닐런지?
산우님들께서 정성스럽게 준비 해 오신
음식으로 진수성찬의 점심식사를 하며
행복을 나누었다.
가슴 가득 행복을 간직한채
하산길을 서둘렀다.
댓살먹은 아이가 젖병을 물고 공작새장
앞에서 앙징맞게 활짝 웃고있다.
지금은 대학교 1학년 숙녀로 커 버린 딸아이와 
어린이날 서울대공원 나들이 가서 찍은 사진이
마치 분신처럼 거실 벽 한모서리를 장식하고있다.
어쩌면 서울 대공원 동물원 가 본지가 십수년 지났나보다.
서울 대공원 동물원쪽으로 우연찮게 하산하게 되었다.

새들을 관리하는 조련사가 새장입구에 서서 관람객에게
새들을 직접 만져보는 기회를 준다.
솔직히 무섭다는 생각이 스치자 
선듯 손을 내밀지는 못했다.
하지만 강한 호기심에 사로잡혀 
손을 내밀자 조련사가 얼른 새 한마리를 
손에 놓아준다.
난생 처음 새를 손에 다 놓고나니
무섭다는 거부감 보다는 가만히 
새를 들여다 보는 내 모습을 보며 
'이제 어른이구나'하는 생뚱맞은 생각에
미소가 피식하고 나왔다.
전신에 빨간 옷을 입은듯한
잉꼬새 두마리가 그림처럼
나뭇가지에 어깨를 나란히하고 
천연덕스럽게 앉아있다.
불타는듯한 정렬적인 빨간색도
눈이 부셨지만 그보다 더 내마음을 
흔들었던건 어쩜 그리도 다정하게 앉아있는
모습이라니!
괜한 부러움이 가슴 시린 아픔으로
싸하게 지나간다.

시원한 분수가 하늘로 솟아 오르는 분수대에는 
오리 가족의 아지트인가보다.
한가롭게 분수대에서 뒤뚱뒤뚱 거리는 그들이 모습에는
안락이 주는 평화가 깃들어져 있는 듯 싶다
청계산 기슭에 자리잡은 서울 대공원은
실로 아이가 크니 갈 일이 전혀 없지만
산행코스에 끼어있던 패키지마냥 
들리게 된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눈에 띄는 것마다 신기하고 귀하게 여겨지니
진정 나이는 먹어가고 있나보다.
07.6.17
Na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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