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Rang 책읽기

돈키호테 -세르반테스-

NaMuRang 2011. 9. 19. 11:07

콜럼버스가 1492년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하고 반세기가 지난 다음 '해가 지지 않던 두 제국'에서 세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가 태어났다.

그리고 그들은 햄릿형과 돈키호테형의 인간형을 탄생시킨다.

 

1547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태어난 미겔 데 세르반테스는 당시 이발사 정도의 대우를 받았던

청각 장애인 외과의사 아버지를 따라 도시를 전전하며 궁핍한 청 소년기를 보냈다고한다.

정규교육조차 받지 못했고, 그의 나이 스물 한살에야 비로서 마드리드에서 학교를 경영하던

인문학자에게 글을 배윘지만 이사벨 왕비의 추보집에 세르반테스의 소네트와 소곡이 실렸다고 하니 글쓰기에는 천부적 자질을 타고 난 것만은 틀림없다.

 

세계 3대 해전의 하나로 손꼽히는'레판토 해전'에서 왼팔이 불구가 되는 불행을 당하기도하고,

퇴역하여 귀길길에 해적들에게 포로가 되어 5년씩이나 노예생활을 했지만 그의 창작열은 식지 않아 서른 여덟살에 처녀작 <라.갈라떼아>를 발표하기도하고 희곡을 여러편 쓰기도 했다고한다.

 

하지만 생활고는 그를 잡고 늘어져 다시 '무적함대' 밀 보급 담당관, 체납 세금징수원등을 하면서

생업에 시달리다가 세금으로 징수한 돈을 예금했던 세비야은행의 행주가 도망가는 바람에

세비야 감옥에서 감옥생활도 한다

 

그의 나이 쉰 다섯이던 1602년 세바야 옥중에서 돈키호테를 구상하고 쉰 일곱이던 1604년 출판 허가를 받아 이틈해인 1605년 쉰 여덟에 돈키호테 1권이 출판된다,

당시 인기가 얼마나 좋았던지 7종까지 출판되는 대 성공을 거두자 짝뚱이 위작까지 1613년 출현하니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는 정의의 기사 돈키호네는 1615년 드디어 2권까지 출판하게된다,

 

작년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보았던 김훈씨의 칼의 노래가 그랬고, 시노오 나나미 여사님의 로마인의 이야기 그리고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작가 나이 쉰 살을 넘긴 사람만이 쓸수 있는 원숙한 글쓰기에 농익은 열매를 보는듯 싶다

 

세르반테스의 생애가 그렇듯이 아직도 중세 세습의 잔재가 남아 있던 시대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평생을 생활고에 허덕이면서 그의 험난한 인생여정을 천부적인 재능으로 승화시킨 돈키호테는 도스토에프스키가 말했듯이 '인간 사상의 가장 위대하고 최상의 언어'였다.

 

사설 하나 덧 붙이자면 세르반테스는 서구사상의 구심점인 명예를 고대 로마에서 찾았다.

호라티우스,무티우스,쿠르티우스, 그리고 돈키호테가 이따금씩 되뇌었던 율리우스 카이사르.

가톨릭이 국교였던 나라 작가답게 작품전체가 성서처럼 하느님의 뜻에 따라 물 흐르듯 진행되는 싶었고 특히나 개종한 무어인들의 사랑 이야기가 전편과 후편에 흥미진진하게 삽입되어 있어

세르반테스의 지극히 인간적인 면모를 충분히 느낄수가 있었다.

 

아래글은 돈키호테를 중심으로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NaMuRang 가볍게 책 읽기 여행을

떠나보기로해요.

(돈케호테 전편 삼성당 주봉노씨 번역 ,후편은 동서문화사의 김현창씨 번역, 세르반테스 참고글은 박철씨의 돈키호테를 꿈꾸다)

 

라만차 지방의 시골귀족 출신인 그는 기사들 이야기 늪에 빠져
토지까지 팔아 책을 사서 읽어대더니 기어이 이름조차 '돈키호테'로 바꾸고
세상의 부조리와 부정 비리를 쳐부수겠다는 야무진 꿈을 갖고 편력기사가 되기위해
얼굴 가리개가 달린 투구를 쓰고 방패와 창까지 들고 애마'로시난테'에 타고 아무도 몰래 마을을 빠져나와 기사도에 충실한 돈키호테답게  한때 연정을 품었던 아가씨 알돈사 로렌소를
자기 이름과 걸 맞게 '둘시네아'로 바꾸고 그녀를 위해 물 불을 가지지 않고 충성 할거라고 다짐하며 편력기사의 모험거리를 찾아 땡볕 아래 어슬렁거린다.

 

여관조차 성으로 보이는 착각속에 여관주인을 성주라고 우기며
여관주인으로 부터 기사 서품을 받고 드디어 정식기사가 된 돈키호테.

의기 충전하여 숲속 지나다가 나무에 묶여 주인으로 부터 가죽끈으로 맞는
양치기소년을 구해주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한다.

 

비단을 사러가는 상인들에게 시비를 걸어 상인들과 말싸움에 분노한 돈키호테는

창을 들고 말을 몰아 전력질주하지만 로시난테가 넘어지는 바람에

오히려 맘씨 고약한 젊은 상인한테 흠씬 두둘겨 맞아 온 몸에 부상을 입고
사흘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스물이 채 안된 조카딸과 가정부 그리고 마을 신부, 이발사인 돈키호테 친구들은
기사도에 미친버린 원인이 되었던 기사 이야기 책을 몽땅 불 살라버리지만
돈키호테의 기사 앓이 병은 여전하여 집안 식구나 친구들 모르게 정직하지만 어리숙한 소작인
'산초 판사'를 살살 꾀어내어 돈키호테가 왕이 되면 섬을 준다는 조건하에 그를 종자로 삼아

어느날 갑자기 온다간다 말도 없이 밤길을 재촉하며 두번째 집을 나왔다.

 

40~50개의 풍차가 거인이라고 덤벼드는 돈키호테에게 산초가 제아무리 풍차라고 외쳐도
들은 척도 않고 로시난테를 몰고 가 바람결에 무섭게 돌아가는 풍차 날개에 창을 찌르는 순간
돈키호테와 로시난테는 하늘로 높이 떠 올랐다가 들판으로 떨어져 대굴대굴 구르는 수모를 당해도 그래도 여전히 큰소리 빵빵치는 우리의 편력기사 돈키호테.
풍차로 둔갑한 프리스톤 거인이 자신한테 품은 적의가 보통이 아니라서 그러니
정의에 칼도 맥을 못추게 한데나 뭐라나^^

 

낙타를 타고가는 수도사와 세비야로 남편을 만나러 마차를 타고가는 귀부인을 보고
돈키호테는 마차에 공주를 유괴해가는 요술사라고 우기며 극악무도한 무리를 무찔러야한다고

창을 들고 로시난테에 박차를 가하여 그들에게 덤벼든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얼결에 당했지만 마차를 타고 가던 귀부인의 종자 비스끼야인과의 결투에서 행운의 여신은 돈키호테에게 손을 들어 주었다.

하지만 앞으로 편력기사 돈키호테의 모험에서 이만큼 싸움에 이긴 경우는 찾아 보기 힘들다.

 

순종적이고 착하기 이를데 없던 애마 로시난테도 암말들이 풀 뜯는 걸 보고
암말에게 달려들자 풀 뜯기에 여념이 없던 암말은 로시난테를 말굽으로 차고 이빨로 물어 뜯었는 데 설상가상으로 목장의 마바리꾼들이 몽둥이로 로시난테를 사정없이 두둘겨 패는 걸 목격한
우리의 편력기사 돈키호테 비스끼야인을 이겨 사기가 충천해 있으므로 스무 명의 건장한 사나이들도 거뜬히 해 치우겠다고 칼을 휘들으며 덤벼들었지만 숫자의 열세를 만회하지 못하고 실껏 두들겨 맞기만했다.
결투에서 얻은 상처는 명예가 될 지언정 명예를 떨어뜨리지는 않는 법이라고
두들겨 맞은 자리가 아퍼 수 없이 투덜거리는 산초를 달래는 용감무쌍한 돈키호테.

여전히 여관을 성이라 부르는 돈키호테는 여관주인이 숙박비를 요구하자

편력기사는 어디에서도 숙박료를 면제 받을 수 있다며 당당하게 여관을 나서자
이미 그를 미쳤다고 단정한 여관 주인을 비롯해 여관이 있던 사람들 그 누구도 그를 붙잡지는

않았지만 대신 산초가 붙들려 담요 위에서 키질을 당하는 수모를 겪는다.

이러다가는 제발로 고향에도 못 갈 것같으니 이제는 정신차리고 고향에 가는게 현명할 것 같다고
하소연하는 산초.

참다보면 언젠가는 지금의 이 경험들이 얼마나 명예로운 일인가를 틀림없이
깨닫게 되는 날도 올거라며 산초를 달래는 돈키호테.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몰려오는 양떼를 군대라고 외치며 달려들은 사건을 비롯하여
흑사병의 걸린 시체를 보고 상처 입은 병사들을 구해야 한다고 호기를 부렸으며
갤리선 노역에 동원되어 가는 죄인들을 구해주었지만 죄인답게 은혜를 원수를 갚아
돌팔매를 맞으며 돈키호테와 산초는 옷가지까지 몽땅 빼앗기고

성동포회를 피해 시에르라 모레나 오지로 갈 수밖에 없었다.

 

모레나 산속에 오랫동안 버려진 가방속에서 발견한 수첩에 종이를 찢어

돈키호테는 꿈에서도 그리는 둘시네아에게 편지를 쓰고 산초에게 토보소를 다녀오라고 신부름

시킨다.
버려진 가방의 주인공 카르데니오는 친구 돈 페르난도에게 사랑하는 여인 루신다를 빼앗기고
반 미치광이가 되어버린 애닳픈 사연을 듣지만,
돈 페르난도에게 버림을 받고 숲속에 들어왔던 도로테아가 영특한 기지를 발휘하여
일편단심 민들레는 민들레끼리 여전히 카르데니오를 사랑하여 수도원에 피신해 있던 루신다는 카르데니오 곁으로 자신은 돈 페르난도를 차지한다. 물론 산초가 돌시네아를 만나기 위해 토보소로 가던 중 여관에서
돈키호테를 찾아 나선 마을 신부님과 이발사를 만나 신부님과 이발사의 탁월한 조언이 한 몫을 하긴 했다하더라도^^

 

우여곡절 끝에 돈키호테는 소달구지를 타고 마을신부님과 이발사 그리고 산초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 오는게 52장의 전편이다.

 

개인적으로 전편은 삼성당에서 펴낸 주봉노씨가 번역으로 보았고
후편은 동서문화사에서 펴낸 김현창씨의 번역으로 보았는 데
스페인 이름이라서 그런지 두 분이 번역하신 이름이 조금씩 다르다.
주봉노씨는 돈키호테로 김현창씨는 돈끼호떼로 산초 판사를 산초 빤사로 편력기사를 방랑기사로
후편을 보면서 이름 자체에 적응이 안돼 책 속에 깊이 빠져들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지만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보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부작용이라고 내 자신을 위로했다.

 

집으로 돌아 온 돈끼호테의 기사도 병세는 날로 악화하여
마을 신부님,이발사,조카딸,가정부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였다.
하지만  삼손 까르라스꼬는 돈끼호떼의 모험을 실로 재미있어 했으며
돈끼호떼가 산초를 다시 종자 삼아 3번째로 집을 나서는 일에 결정적으로 부추긴다.

 

집을 나와 돈끼호테가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당연히 자신의 영원한 사랑
돌씨네아 델 또보소(또보소에 사는 돌시네아)를 만나는 일이다.
그렇지만 여지껏 한번도 돌씨네아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전편에서 편지 신부름을 갔던 산초를 그녀에게 보냈지만
산초 역시 돌씨네아를 만난적이 없기는 매한가지다.
당나귀를 타고 가던 시골 아낙네를 마법에 걸린 돌씨네아 공주라고 우기는 산초.
역시 돈끼호떼 종자답다.
꿈에도 그리던 둘씨네아공주가 마법에 걸렸으니 돈끼호떼 마음이 어떻겠는가^^

 

숲속에서 만난 '거울의 기사'는 초록이 동색이라고 방랑기사(전편에서는 편력기사)들 답게
뜻이 잘 맞아 이야기꽃을 피웠으나 자신들이 섬기고 있는 공주가 더 아름답다고
말싸움 끝에 결투까지 벌여 돈끼호떼가 승리를 거두며 둘씨네아 델 또보소의 아름다움을 당당하게 증명한다.

 

국왕 폐하에게 진상하기 위해 실고 가던 사자와의 결투에서
돈키호테를 햇병아리 보듯 사자 우리에서 나오지 않던 사지를 향해 
오히려 기다리고 있던 자가 승리라며'우수에 찬 얼굴의 기사'에서 '사나운 사자의 기사'로

격상이 되고, 가난한 청년 바실리오는 부유함에 극치를 보이며 혼례를 치르던 까마초 혼례식장에서 자살극을 꾸며 자신의 사랑하던 끼데리아를 차지하는 과정에서 중재역활을 훌륭히 맡아
그들로 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기도했던 돈끼호떼와 산초.

전편 갤리선 노역에 동원 되던 죄수가 뻬르도 영감으로 변신하여 인형극을 하는데
인형극에 심취한 돈끼호떼는 칼을 들고 인형들과 결투하여 마분지 인형들을 모두 죽이고
상처를 입히기도 하며 방랑기사 역활을 충실히 수행하기도하며,
강물에 뜬 조각배를 타고 물레방아에 덤벼들며 감금 된 여왕과 공주 그리고 학대 받는 기사를
구출해야 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방아찧는 일꾼들이 구해 주지 않았음 가루가 될 뻔한

돈키호테와 산초.

 

돈끼호떼 전편 출간으로 유명해 진 것을 숲속에서 만난 아름다운 부인 공작부인과 공작은
이미 알고 있었기에 돈끼호떼와 산초를 자신의 집을 초대해 극진히 대접하는 것은 물론이고
산초가 그토록 원하던 섬에 성주까지 만들어준다.
(전편에서 돈키호테의 말대로 기다리다 보니 산초는 정말 명예를 얻었다)

 

기사 이야기에 돈끼호떼만큼 미쳐버린 공작과 공작부인이기에 가능한 사건였지만
생각만큼 마치 솔로몬처럼 훌륭하게 성주 역활을 하고 아내 떼레사에게 마침내 성주가 되었다고
편지까지 보냈지만 성주가 된지 일주일만에 자유를 찾아 돈끼호떼 품으로 되 돌아온다.

 

열 대엿살짜리 알띠시도라의 성가신 구애작전에 시달리던 돈끼호떼는 산초를 만나자
처음 계획대로 사라고사의 기사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공작집을 떠난다.
하지만 주막집에서 돈끼호떼의 위작이 있다는 소문을 알게 되어
사라고사에서 바르셀로나로 행선지를 바꾼다.

 

이미 바르셀로나에서는 돈끼호떼가 화제의 인물이 되어있어 관심집중였지만
어느날 아침 바닷가에서 '은빛달의 기사'를 만나 결투에서 지고 말았다.

그들의 약속대로 1년동안 고향에 가서 은든생할을 하기로 하고
무훈의 용감한 기사 돈끼호떼는 산초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온다.

 

세르반테스는 얼마나 위작에 신경이 날카로웠던지 고향에 돌아 온 시골귀족
알론소 끼하나(돈끼호떼)는 누구나 그렇듯이 죽음으로 생을 마감해 준다.

 

'거울의 기사'이자 '은빛달의 기사'였던 삼손 까르라스꼬가 산초에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영락없이 미치광이는 언제까지 미치광이지만 좋아서 미치광이가 된자는 언제라도
마음이 내킬때는 미치광이를 그만둘수 있다."

 

전편 52장 후편74장 모두가 참으로 구구절절 옳고 깨달음이 줄수 있는 문장이 너무도 많았지만,
보름넘게 돈끼호떼를 보면서 깊은 산은 학자를 기르고 목자는 오두막에서 철학자를 기른다 던 문장이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가장 가슴에 와 닿았다.

2011.9.18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