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중학교 다닐때 영어선생님께서
선물로 주셨던 '냉정과 열정사이'는
일본의 유수상인 아쿠다가와상 수상작가
'츠지 히도나'와 일본 3대 여류작가라 불리는
'에쿠니 가오리' 남녀 작가가 2년동안
남자(Blu)와 여자(Rosso)입장에서 서로
주고 받듯이 연애하는 느낌으로 쓰여진
러브스토리로 책을 읽은지는 몇 년 전일이다.
주말 막간시간을 이용해서 '냉정과 열정사이'
D.V.D를 보았다.
이런 저런 이유들로 몇년동안
등안시했던 영화를 다시 보기 시작하자
마치 옛 애인이라도 만난양
온통 영화 생각뿐이다.
감각적인 섬세함이 일본 문화의
특징 같기도해 내 정서와는 잘 맞지만
개인적으로 난 일본에 대한 솔직한
감정은 전혀 좋지가않다.
스토리가 있는 영화를 선호하는 편이기에
소설을 영화 화한 작품은 될수있음
빠트리지 않고 보는 편이다.
비록 책보다 섬세한 감정묘사가
떨어지는 영화를 보면 끊임없이 실망할 망정!
책에서 느낀 감동의 10분의 1도
영화에 녹아들지 못한 작품을 들라면
난 단연코 '메디슨 카운트의 다리'를 들고싶다.
중년에 만나 사흘동안의 사랑이
평생을 두고 프란체스카를 그리워하며
가슴 앓이했던 로버트 킨케이드를 영화속에
그려 내기는 역부족였다.
대배우였던 '크린트 이스트우드'와 '메릴 스트립'의
연기도 가슴 아리도록 애닳지 않았고
단지 메디슨 카운트 다리(로즈만 다리)의 정취만이
기억속에 남아있다.
'냉정과 열정사이'는 젊은 시절
누구나 한번쯤 있음직한 사랑이야기다.
아가타 쥰세이가 아오이를 대학 신입생때 만나
사랑했지만 아오이가 임신하자
할아버지 유산에 탐이난 준세이 아버지가
아오이를 만나 돈까지 내밀며 유산 할것을
강요하자 아오이는 아이를 지운다.
전후 사정을 전혀 모른 준세이는
아오이가 유산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녀의 곁을 떠난다.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화가인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고미술 복원사가 되어
이탈리아 피렌체 조반나선생 공방에서
활동하던 쥰세이가 밀로노 앙티크 귀금속
가게에서 일하던 아오이를 그들이 첫사랑때
약속했던 아오이 서른번째 생일날
두오모 성당에서 만난다는 이야기다.
아오이 인생에는 언제나 준세이가 있었지만 냉정했고
쥰세이는 끊임없이 아오이를 갈망하는 열정였다.
아가타 쥰세이역을 했던 '다케노우치 유타카'는
진솔해 보이면서도 어머니 일찍 여위고
아버지와의 불화로 외로움 적절히 배어있는
연기를 잘 소회해 냈던 것같다.
하지만 마르고 고독을 즐길줄 아는
이지적인 이미지의 아오이역을 맡았던
진혜림은 전혀 아니다.
영화가 주는 특유의 여백의 미가 없어
처음 도입부가 어수선했지만
쥰세이역을 맡았던 '다케노우치 유타가'가
그나마 스토리를 잘 이끌어가
영화에 몰입할수 있었던 '냉정과 열정사이'
책만한 영화는 극히 만나기 힘든 것일까
하는 의문을 새삼 다시 한번 해 보게
만드는 영화였다.
두오모 성당위에서 내려다 본
피렌체 도시의 빨알간 지붕들이
마치 동화속에 나오는 성같은 느낌이
들어 상당히 인상적였다.
감성 깊은 첼로 선율과 함께.....
06.12.12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