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 칼럼

8월에 관한 단상

NaMuRang 2006. 8. 3. 23:40

8월에 관한 단상

강열한 태양빛이 숨막힐듯 하다.
프릴이 한껏 제 멋에 겨워하는 양산
쫘악 펼쳐 몸을 살짝 가려본다
휴가철이란다.
너도나도 어디론가 길 떠날 차비하며
가볍게 들떠 있는 계절이다.
참새 대여섯마리가 담쟁이 덩쿨 가득
덮혀있는 교회 건물 앞마당에서
아장아장거리며 얼굴 맞대고 구수회의하더니
똑 딱 거리는 내 발자욱 소리에  
마치 포수라도 만난양 화들짝 놀라 
대추나무 가지에 숨어버린다.
엄지손톱 만하게 여물어가는
푸릇한 대추가 제풀에 놀라
휘청하는 귀여운 몸짓에 
싱긋 미소지으며 참 좋은 계절이란
생각은 행복을 저절로 불러 들이고 말었다.
아직은,뜨거운 태양빛에
감히 서늘한 가을까지야 느끼겠는가마는
입추,말복, 처서가 차례로 들어있는
8월은 어쩌면 늦여름과 초가을을
이어지는 징검다리이리니.
절기가 지나기전에
태양빛처럼 불같은 내 성질 다스리며
생각이 조금씩 여물어
인간 항내가 깊이 배어나는 사람이고싶다.
06.8.3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