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Rang 시읽기

존재의 이유

NaMuRang 2006. 3. 29. 23:42
 
어제부터 어지간히 심각하여 금방이라도
울음보 터트릴 것 같던 하늘이 끝내는 
참지 못하고 울음보를 터트리고 말었나봐요...
늦은 밤 퇴근길 아스팔트가 흥건히 젖어있더군요...
이비가 오고나면
봄은 성큼 우리곁으로 다가와 있을거예요...
그~쵸
봄이 오면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문화원에서 강좌를 듣고 있어요...
3월 둘째주 수요일날 현대시 밟아보기란 제목의
강의를 들었어요...
창비에 시집을 낸 시인이니 제법 시를
잘 쓰는 시인 맞아요....
젊은 사람답지 않게 상당히 겸손하더군요...
그 분이 이런 얘기를 했어요...
시를 잘쓰고 싶으면 시 100개만 외워보라구요...
그 얘기를 순간.... 욕심이 생겼어요.
그깐 시 100개쯤 외워서 시를 잘쓸수만 있다면
하지뭐...하는 욕심...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많은 시를 보다보면 자신만의 색갈을 잊어버리는건
아닌가 하는 엉뚱한 노파심도 사실 들긴했어요....
암튼.... 늘 .... 제자신...습작에서 벗어나지 못하기에....
자작시를 쓰질 않는 경우에는 
100개의 시를 외우는 일에 도전해 보기로했어요....
월북시인이란 오해로 한동안 우리에게 잊혀져있던
시인이 있었죠....
향수를 쓰신 정지용님
그분은 문단에 계신 시인님들의 시를
많이 알고 계셔서 줄줄줄 외셨다고 하더군요....
오늘은 조병화 시인님의 시를 한수 올려볼께요....

공존의 이유  조 병 화 
깊이 사랑하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헤어짐이 잦은 우리들의 세대
가벼운 눈웃음을 나눌정도로
지내기로 합시다.
우리의 웃음마저 짐이 된다면
그때 헤어집시다.
어려운 말로 이야기하지
않도록 합시다.
당신을 생각하는 나를 얘기할 수 없음으로 인해
내가 어디쯤에 간다는 것을 보일 수 없으며
언젠가 우리가 헤어져야 할 날이 오더라도
후회하지 않을만큼 사랑합시다.
우리앞에 서글픈 그날이 오면
가벼운 눈 웃음과
잊어도 좋을 악수를 합시다
Cool하게란 말이 있죠....
그리고....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소설 제목이 생각나는건....
웃음마저 짐이 되는 않는 인간관계
헤어져야 할 날이 오더라도
후회하지 않을만큼 사랑하기....
뭔지 뼈저리는 고독이 묻어나는
시어지만 깊은 사랑의 상처가 있는
사람은 알아요.....
얼마나 명쾌한 정답인지를....
사랑으로 상처받지 않을 만큼만
사랑합시다 ^^
06.3.29
NaMu 
편운(片雲)趙炳華 시인님은 1921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나셨다고하는군요...
1943년 경성사범학교를 졸업하시고
같은해 4월 동경 고등사범학교 이과에 입학하셨지만
일본 패전으로 학업을 중단하시고 귀국하셧데요....
1845년 경성사범학교 물리교수로 교단 생활을 시작하여
1986년 인하대학교 부총장으로 정년퇴임하신 평생을
교육자로 사셨던것 같아요...
시뿐만 아니라 그림도 상당히 조예가 깊어
초대전을 여러차례 가졌다고 하시는군요....
상금과 원고료를 모아 후배 문인들의
창작활동을 돕는 편운문학상(片雲文學賞)을 제정했고,
2004년까지 42명의 시인과 평론가들이 이상을 수여했다고합니다.
인생의 멋을 알고 즐길줄 아셨던 조병화님였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