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 수필방

태풍 나비의 몸 짓

NaMuRang 2005. 9. 6. 22:43
태풍 나비의 몸 짓
    그냥 갈수 없잖아 연중 행사는 치르고 가야지. 태풍 이름이 나비라고 했던가. 아주 먼 곳에서부터 오기 시작하는 나비의 몸짓이 대단했다. 매장 뒷편에 있는 자귀나무들이 나뭇가지 활짝 펴고 부채춤 추는 모습이라니. 때론 약하게 때론 강하게 초록빛 나뭇가지 뒤 흔들면서 가슴 저 편에 묻어 두었던 외로움을 부채질한다. 매콤한 슬픔이 목까지 차 올라 울컥거리며 슬픔의 멀미를 하는데야...... 하늘은 잿빛 비 구름 몰려 다니며 여차하면 초강력 빗줄기 쏟아 부울듯 시한 폭탄같다. 어디에서 그렇게나 많은 잠자리들이 잠재하고 있었는지 잠자리 부대가 저공 비행에 나서 정찰하는 모습이 예사롭지가 않아 동물적 본능의 정확도를 보는 것 같다. 다행이라고 안도에 한숨을 쉰다는게 혼자만 안락함을 취한 것 같아 왠지 미안도 하지만, 살아 오면서 태풍피해를 직접 경험은 해 보지 못했다. 하지만 하루 아침에 태풍의 피해로 빈 몸이 된 이재민들의 설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뿌리채 뽑아 벌릴듯 초 강력으로 달려오는 태풍의바람과 폭포수같이 쏟아 붓는 게리라성 폭우를 무방비 상태에서 맨 몸으로 견뎌내야 하는 나무이기에.......!! 05.9.6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