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 수필방

살며 .... 사랑하며.....

NaMuRang 2005. 6. 18. 00:18
살며.... 사랑하며....
며칠 전 모임에 갔었다. 대형 화환은 모임의 품격을 높여주는 역활을 하려는 듯 화려하게 한 구석을 장식하고 있었다. 다양한 종류의 꽃들은 손님 맞이에 나선 양 활들짝 웃는 모습에 반가움이 슬쩍 마음 한가운데를 스치고 지나갔다. 모임이 끝나가는 시간에 이르자 마치 용도 폐기 처분 되는 빈 깡통마냥 쓰레기장 신세를 면치 못할 대형화환의 꽃들 운명에 조바심이 쳐졌다. 드뎌 모임이 끝나 자리에서 일어나며 용기를 내어 허리 쫙펴고 대형화환으로 또박또박 걸어갔다. 마치 연인을 만나기라도 하는 것 처럼... 후후후 어른 손바닥보다 훨씬 큰 꽃분홍 나리꽃 노오란소국, 샛빨간 거베라를 한웅큼 뽑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길이 외롭지 않았던건 순전히 한 웅큼 손에 들려 있는 꽃 때문였다. 오랫만에 먼지 뽀얗게 뒤집어 쓰고 있던 빈 유리 화병을 꺼내 깨끗이 씻은 후 꽃들을 꽂아 컴퓨터 책상앞에 놓았다. 소담스럽게 활짝 피어있는 그들에게 눈길이 자주 머물며 싱긋이 미소가 지어지는건, 평범하지만 지쳐가는 일상에 자그마한 바람을 일으켰기 때문이리라.... 행복으로 물결치는 바람을 가슴 가득 맞으며 꽃같이 고운 모습으로 살고 싶었다. 삶이 아무리 고단하다 하여도..... 05.6.17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