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 산행기

검봉산행

NaMuRang 2005. 5. 19. 15:15

검봉산 이야기

 

오랫만에 기차를 타 본다는 설레임으로
아무 정신없이 경춘선에 몸을 실었어요.

기차를 타고 차장밖 풍경을 구경 할때
경춘선마냥 풍경 좋은 여행이 또 있을려구요.

오른편 차장밖은 산들이 굽이굽이 이어져
초록나무들이 초여름의 싱그러움을 자랑하고
왼편 차장 밖으로는 자그마한 냇물이
제법 큰 강물로 이어지며 유유히 흘러가는
푸르른 물을 보는 즐거움이란 경춘선만이
주는 특색있는 천연 자연 이벤트 인걸요.

 

기차도 타고 산행도 하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동시에 볼수 있는 기차산행.

참으로 특이한 경험을 하기에는 충분한
조건였죠.

드뎌 기차는 우리가 산행의 목적지로 삼고
있는 강촌에 데려다 놓더군요.

 

아직은 초짜 산행꾼이라 산행을 시작하기에
앞서 과연 잘해 낼수 있을려나 싶어 늘
불안하죠.

 

검단봉이란 산을 향해 발을 들여 놓으니
비탈진 언덕 산길였구요.
숨 헐덕이며 한참을 올라가니 완만하게
산길이 이어지더군요.

가을날의 낙엽이 이따금씩 덮혀있는 흙을
밟으니 마치 스폰치케익같이
부드럽기만 했어요.

민둥산을 울창한 숲으로 만들며 이름도
다 헤아릴수 없는 크고 작은 나무잎들과
나무들 사이사이 이름도 채 알려지지 않은
풀잎들이 뿜어대는 초여름의 향기를 맡아
보신적 있으신지요.

달작지근한듯, 쌉살한듯, 은은하게 퍼지는
풀향 속에 젖어있으니 고단한 세상살이 속에
묻어있던 삶의 때가 서서히 벗겨 지는 것
같았어요.

이따금씩 들리는 뻐꾸기 노래소리와 이름도
알수 없는 산새 소리가 마치 경쾌한 음악이라도
되는양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더군요.

그런데 말예요.

 

산새들이 나들이라도 갔는지 새들의 노래소리를
많이 들을수 없었다는 것이 너무도 아쉬웠죠.

어디에선가 거무스름한 새 한마리 날아와
나뭇가지에 앉더군요.
갑자기 반가운 생각이 들어 저 새가 무슨새
일까 하고 발걸음을 멈칫하고 쳐다봤지만 먼
발치에서 알수가 있나요.
다시 가던길을 재촉하는데 까악까악 하더군요.
아~~하 까마귀가 제 맘을 알고 노래로
화답해 주었어요.

 

숲속 깊이 들어가니 바람이 쏴하고 소리내며
나뭇가지를 흔들자 나무잎들은 바람결에 맞춰
햇살 반짝이며 춤 추더군요.
초록빛 나무잎들이 햇살에 반짝이며 잔잔하게
때론 강하게 춤추는 모습은 아무리 보아도
초록빛 바닷가의 잔물결 같았어요.

 

바람은 나뭇가지만 흔드는게 아니였어요.
땅 가까이 돌틈사이에 자라고 있는 풀잎도
살며시 흔들더군요.
아직도 아침이슬이 투명한 풀잎에는 눈부신
햇살이 비치자 오색 영롱한 물방울로 풀잎에
맺혀 있었어요.

이상도 한건 그들을 보면서 왜 가슴이
울컥 하면서 제 맘에도 아침 이슬이 맺혔는지
몰라요.

초록빛 나무들과 부드러운 흙이 유난히 산에
많아 산림욕하기에는 안성맞춤 일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맑은 공기 마시며 걸어가는데
자태가 반듯한 잣나무 숲이 지나가는 길손을
반갑게 맞이하더군요.

잣나무는 어찌나 반듯하고 큰지 그들의 나이를
짐작할수 없는걸요.
가평쪽에는 잣나무가 많다는 이야기만 들었지
실제로 잣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풍경을
보는건 처음였구요.
잣나무 숲은 미끈하게 잘 빠진 청년들 만큼이나
군살하나 없이 깔끔하더군요.

 

갓파른 산허리를 내려가자 구곡폭포가 물안개
피우며 시원하게 물줄기를 내리꽂고 있었어요.
야트막한 산에서 어설프게  흘러 내리는
무늬만 폭포가 아니고 높다란 산에서 서너단계로
흘러 내리는 폭포는 폭은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폭포의 위용을 자랑하기에는 충분할 만큼
장관였어요.

 

폭포앞에서 마치 모델이라도 된양 착각하면서
폴라로이드 사진 한장 찍고는 하산길을
서둘렀죠.

 

하산을 하니 도로 건너편에는 자전거 전용
도로를 만들어 놓고 하이킹족을 기다리더군요.

자전거 대여 해 주는 자전거 대여점에 있는
커플링 자전거에서 눈길을 뗄수가 없었어요.

 

왜냐구요.....?

한번도 타 본적이 없거든요.
단지 영화나 광고에서 커플링 자전거타고
달리는 모습 구경만 했지....

그런데 말예요.

실제로 커플링 자전거가 자전거 대여점에
턱 버티고는 타보라고 유혹하는데야......

후후후후

그 시간 같이 타고 갈 친구조차 없다는게
왜 그렇게 서글프기만 하던지......


2004년 5월 24일

NaMu

 

추신: 퀴즈 하나 낼까요...?

커플링 자전거 탔을것 같아요
못 탓을것 같아요......?

후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