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Essay

두물머리

NaMuRang 2013. 6. 12. 15:20

철쭉꽃이 도심에 화단을 화려하게 수 놓으며 만개하였던 어느 늦은 봄 날

비가 새차게 왔다.

새하얀 꽃잎 위에도 꽃분홍 꽃잎 위에도 빗방울이 맺혀있어 차마 지나칠수가 없어
재빨리 가방 속 깊숙이 잠자고 있던 카메라를 꺼냈다.
자그맣고 앙증맞은 사철나뭇잎은 오목하게 패어 나뭇잎마다 빗 방울을 한 가득 담고 있어

살며시 카메라 렌즈에 촛점을 맞쳐보았다.혹시라도 나뭇잎에 빗 방울이 쏟아 질까봐 조바심을 치면서.

 

우리동네 시민회관 관람석을 둘러쌓고 있던 벚꽃이 피던 4월 중순부터 철쭉꽃이 만개해서 지는 5월 하순까지 달이 차고도 넘게 생각날때마다 한 번씩 사진 찍는 작업을 했다.
늦게 찾아온 봄을 미련없이 보내고 이른 여름을 맞이하면서 그 동안 찍어 두었던 사진을

컴퓨터에 옮겨 보는 작업을 해 보았다.

한 장 한 장 마음을 담아 1,000장을 넘게 찍었지만 출산하는 기쁨을 맛 보았던 사진은

비오는 날 사무실에서 빌딩 사이로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중년 남자와 여자의 모습을 담은 사진 두 장뿐이다.

이쯤되면 사진 찍는 작업은 그만두어야 하는건 아닌가 심히 의심을 하게된다.물론 취미로 한다 하더라도 말이다.

절망하여 카메라를 다시는 들지 말아야지하고 핸드백에서 슬며시 카메라를 꺼내놓았다.

 

고장도 없는 초특급시간열차는 6월이다 싶은데 눈깜짝할새 중순으로 치닫던

6월 둘째 주일날 사진동호회 사진속세상에서는 두물머리로 출사가 있었다.
사진 찍는 재주가 없다고 끝없이 절망하면서도 사진에 대한 미련은 버릴수가 없어

나도 모르게 또 다시 사진기 밧대리를 충전하고 있었다.

 

컴퓨터의 일상생활화는 필림카메라 시대를 결정적으로 마감하는 효과를 가져왔을 뿐아니라 누구나가 손쉽게 사진을 찍고 자랑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었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누구나가 다 사진을 찍는다 하더라도 누구나가 다 감동(?)을 하는 내공이 깊은 사진은 그리 쉽사리 얻어지기 않기 때문에 사진은 참으로 어려운 작업이구나 하는 생각을 사진을 찍을 때마다 하곤한다.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올해 처음으로 출사를 하게되는 '두물머리'는 새벽녁 피어오르는 물안개의 몽환적이미지 때문에 나라 안에서 사진을 찍을 줄 아는 사진작가들에게는 인기가 높은 곳으로

알려져있다.

 

두물머리의 파수꾼이라고 할 수 있는 수령 400년의 느티나무는 여전히 폭 넓은 아낙네처럼 나뭇가지 넓게 펼치고 무수히 많은 나뭇잎그림자 짙게 드리우며 두물머리를 찾아오는 길손에 안식처를 마련해주고있었다.

 

출사지로써 그 명성또한 손색없게 카메라를 들고 있는 님들도 가끔씩 눈에 띈다.

두물머리가 양평 지자제 경쟁력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 느티나무를 시작으로 강 둘레길을 만들고 오아시스처럼 두 어그루의 커다란 나무가 심어져있는 부근에는 나무를 중심으로 둥그렇게 의자까지 만들어 휴식을 즐기면서 강바람을 맞기에 충분한 조건을 만들어놓았다.

 

특히나 첫 번째 나무가 있는 휴식처에는 두물머리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풍경을 연출하여 초보자 사진꾼에게도 그럴듯한 사진을 찍어낼수 있는 기회는 충분히 있었다.

잔잔하게 잔물결 일으키는 강물결을 담아보고 싶어 애를 태우고 있는 데 사진 찍기에 부지런하신 포스트님께서 옆으로 지나가신다. 재빨리 어떻게하면 되는지 물어봤다.
스피트 속도가 우선인 S모드로 함 해보라고 조언해주신다.
'아~하 S모드 그래 그거였구나...' 잔잔하게 물결이 이는 모습이 렌즈를 통해

액정화면에 비쳐졌다.

 

범인은 분명 녹음 짙어지는 느티나무일꺼야.
초록의 에메날드빛으로 온통 물들어버린 강물속으로 400년 수령의 느티나무가 짙은 그름자를 드리우고있다.
마치 강물에 푹 빠져버린 것처럼.구름 걷친 파아란 하늘조차 느티나무가 있는 강물속에서는 초록빛으로 물들었다.

잔물결 일으키는 강물위에는 돛단배 한 척이 돛도 펴지 못한 채 느티나무 아래 서 있는 길손들을 향해 바람이 부는대로 향키를 잡고 있다.

 

제 몸보다 더 기다란 돛대 깃위에 내 마음도 올려 놓았다.

오늘처럼 순풍에 돛을 올린다면.....어딘들 못가랴마는

 

저멀리...케익위에 촛불을 꽂아 놓은 것같은 두물머리의 상징 섬이 아련하다.

2013.6.12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