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통치약을 개발하다.
만병통치약을 개발하다.
평탄치 않은 삶을 몸으로 부딪히며 깨달은 그녀의 실존종교관은
입만 살아있는 목사님들의 설교보다 훨씬 설득력있게 가슴에 와 닿는다.솔직히^^
한 달에 한번 있는 월례회에서도 우리 여전도 회장인 그녀는 열정적인 목소리와 몸짓으로
주님을 향한 짝사랑은 숨겨지지가 않아 싱긋 미소가 머금어졌다.
월례회가 일사천리로 끝났다.
카리스마 넘치는 사람들 중에는 적지 않은 적(?)들을 갖게 마련이지만,
적과의 동참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이번 달 월례회에는 권사님들이 유난히 보이지 않는다.
'하느님을 섬긴다'고 하는 교회 내부에서 조차 이럴진데... 하물며..'하는
생각이 이 순간 왜 들었는지 모르겠다.
월례회가 끝나고 지하 3층 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갔다
눈 여겨 챙겨주는 그녀 덕분에 옆에 앉아 식사를 하면서 "어디 아프신데 없으세요"하고
인사로 물어 봤을 뿐인데 의외에 대답을 듣게 되었다.
불면증이 심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불면증...어쩌면 고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40대 초반 사업하던 남편이 경리보던 아가씨와 불륜을 저질러 도저히 용서를 할 수
없었던 그녀는 고등학교,중학교,초등학교 다니는 자식들을 몽땅 데리고 이혼을 했다.
그녀의 말처럼 오로지 '주님께 의지'하여 물 줄줄새는 지하 단칸방에서 자식들을 키워냈다.
청년 실업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요즈음 그녀의 말대로 '주님의 은혜'로 이름만 대면
우리가 모두 아는 기업체에 들어가 제 앞가림 분명하게 하고 내 집도 마련했으니
이제는 현실적으로 쉴 때도 되었지만 여전히 직장을 다닌다.
한 이십년 넘게 다니던 직장 정년 퇴직하고 이제는 좀 더 편하게 일하는 직장에 다닌다고
매우 만족해 했는데 무엇이 그녀를 불면증의 늪으로 빠지게 했을까?
호르몬 약을 먹는다는 막연한 이야기에
"아~ 그럼 성격좋고 참한 남자를 구해야겠어요" 농담삼아 말을 건네자
지금이 좋다고 한다.
이목구비가 뚜렷하여 젊어 한때 '예쁘다'소리도 어지간히 들었겠지만
그녀의 모진 삶이 얼굴에 고스란히 남아 있어 보는 것 만으로도 안쓰러운 생각이 저절로 들어
"여행을 다녀 보세요"불면증 처방전을 권해 봤다.
노후를 위해 돈을 모야한다고 솔직히 말을한다.
베이비부머 세대 특징 중에 하나는 자식이 아무리 잘 풀려 자식농사 풍년이라하여도
자식에게 신세 지는건 마지막 남은 자존심마져 무너지는 사건이라
노후 걱정을 하면서 돈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일주일 내내 직장에 다니다 토요일 새벽부터 교회 성전 꽃꽂이 하기 위해
꽃시장에 가고,성전 꽃꽂이 끝나면 성도들의 쉼터 카페에서 음료 만들어 서빙하는일 거들고
주일에는 성가대에 서니 아침부터 성가 연습에 하루종일 교회에서 보내게 되는 그녀의 일상.
몸도 마음도 쉴 사이 없이 바쁘게는 살지만 과연 그녀의 꿈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가져봤다.
사후 세계의 확신은 그녀로 하여금 '이 세상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체념(?)을 가지게하는 건 아닐런지!
꿈...어쩌면 언제나 청춘처럼 사는 만병통치약은 아닐까 싶다.
2012.7.15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