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 수필방
내 마음에 등불
NaMuRang
2010. 2. 26. 10:12
내 마음에 등불 한달에 한번씩 어김없이 내 곁을 찾아 오는 그를 단지 바쁘고 피곤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매달 볼 수없다는 것을 솔직히 고백해요. 퇴근하고 습관처럼 들러보는 대형 할인매장 매대에 알록달록 오곡이 보기좋게 섞어있는 오곡밥 재료와 딱딱한 겉껍질로 중무장하고 있는 부럼을 보면서 그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문득문득 하게 되었어요. 늦은 밤 차츰차츰 제 모습을 찾아가는 그를 볼 때마다 알 수 없는 설레임으로 싱긋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머물어집니다. 어제는 봄비가 저 멀리 신기루처럼 어른거리던 봄을 부르며 마침내 내리고 말었습니다. 머지않아 새싹들이 활짝 기지개를 켜면서 봄 맞이 선두주자로 나설거라는 소식도 있고보면 올 정월에는 꼬옥 그를 만나 지극히 자그마한 나의 소망 살며시 이야기 하고 싶어서 밤잠을 설치게됩니다. 모레쯤이면 드디어 그는 완전하게 제 모습을 갖추고 내 곁을 찾아 올거라고해요. 물질 문명의 발달로 그의 존재 마저 희미해졌지만 여전히 그는 곱고 맑은 품성으로 칠흙같이 깜깜한 밤하늘을 지키는 파수꾼이자 내 마음에 등불이기도합니다. 믿음과 신뢰가 있는 만남은 마음에 상처를 남기지않아 기다릴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것같습니다. 10.2.26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