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Rang 영화여행
올리브나무 사이로(Zire Darakhatan Zeyton) -알바스키아 로스타미-
NaMuRang
2009. 4. 29. 14:57
구름 한점없이 청명한 하늘. 부서지듯 쏟아지는 햇살. 그리고 신선하게 부는 가을바람이 나만의 휴식에 동행 해 주었던 길동무였어요. 오랫만에 찾아 간 우리동네 도서관 D.V.D실 미리 어떤 영화를 보겠노라고 생각을 했다면 시간도 절약되고 망설임도 없었겠지만 그저 가슴 저미듯 애닳픈 사랑이야기 영화 보겠다는 막연한 기대로 도서관 D.V.D실을 찾고 보니 영화 고르는 작업도 만만치 않았죠. 솔직히... 잘 만든 작품의 영화를 보고나면 한동안 영화 속에 푹 빠져 지낼수 있는 행운도 얻겠지만 정말 아니다싶은 영화를 본다면 시간을 사기당한 느낌이 들기에 신중하게 선택할수 밖에 없거든요. 헐리우드 영화에 젖어 있는 우리들이라고 흔히 이야기해요. 막대한 예산 그리고 탄탄한 구성력 리헐하게 연기해대는 배우들의 연기력등등 헐리우드 영화에 빠질만한 장점이 어디 한두가지겠어요. 순전히 그 영화를 보게 된 이유는 제3세계 영화의 호기심과 가보지 못한 나라에 대한 동경 때문였어요. '압바스키아 로스타미'감독의 '올리브나무 사이로'(원제목:Zire Darakhatan Zeyton) 'Through The Olive Trees' 테헤란에서 북쪽으로 350Km 떨어진 곳에는 작년 지진으로 인해 페혜가 되버린 코커라는 지방이 있다 그 곳에서 '모하메드 케샤바르쯔'라는 넉넉한 인품을 지닌듯한 배우가 감독으로 나와 인터뷰를 통해 현지에서 배우를 뽑으며 영화 만드는 작업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남자 주인공을 맡았던 미남 청년이 여자 앞에만 서면 말더듬이로 변해 대타로 호세인이 남자 주인공역을 맡는 행운을 얻는다. 영화 촬영은 시작되고 호세인이 테헤레에게 인사를 건네는 장면을 촬영 중 호세인이 테헤레에게 인사를 건네지만 테헤레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아 촬영은 중단된다. 감독이 호세인에게 테헤레와 어떤 관계인지 물어본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윈 호세인은 11살때부터 벽돌공으로 일을한다. 에이놀라씨집에서 일하던 호세인은 건너편집 계단에서 책을 보던 처녀(테헤레)에게 반해 자신의 결혼 배우자로 마음에 두게된다. 청혼할 기회를 엿보던 호세인은 우물가에 나와있던 테헤레엄마에게 테헤레와 결혼하고 싶다고 청혼을 부탁하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한 뿐아니라 에이놀라씨에게 이야기하여 호세인의 일자리조차 박탈 당한다. 호세인이 일자리를 잃게 되던날 지진이 일어나 마을은 페혜로 변해 버리고 에이론라씨 가족은 물론 테헤레 부모님도 돌아가시고 할머니만 남게된다. 공동묘지에 찾아간 호세인은 테헤레할머니에게 테헤레와 결혼하고 싶다고 하자 집도 없는 호세인에게는 결혼 시킬수 없다며 매우 귀찮은듯 휭하니 가버리신다. 장에 다녀 오는 이방인 여인들이 흙먼지 이는 자갈길을 지나가자 감독은 자신의 탄 트럭 짐깐에 그네들을 태워준다. 유난히 수줍음을 많이 타 말조차 못하는 처녀는 영락없이 우물가에 빨래하는 새악시 이미지라 감독은 그녀의 이름을 물어본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외로 꼬고 자신의 엄마 등 뒤에 숨어 버린다. 한 무리의 아낙네들이 내리자 감독은 호세인엔게 얌전하던 처녀는 결혼 상대로 어떠냐고 의향을 타진한다. 하지만 호세인은 싫다고 거절한다. 이유인 즉은 부모 둘 다 글를 모르면 나중에 자녀가 숙제를 해 갈때 봐 줄수 없기 때문이란다. 글를 모른 사람은 글를 아는 사람과 결혼하고 부자는 가난한 사람과 결혼 사는게 더 좋지 않겠냐고 진지하게 감독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영화 촬영은 다시 시작되고 호세인과 테헤라가 신혼 부부로 나오는 장면을 촬영한다. 후줄근하지만 그래도 무늬만 양복인 옷을 입은 호세인이 출근하자 "호세인씨 잘 다녀오세요"하고 테헤레가 인사하는 장면에서 테헤레는 호세인에게 호세인씨라는 존칭어를 쓰지않고 인사를 해 감독은 N.G를 지시한다. 재 촬영을 준비하는 막간을 이용하여 호세인은 테헤레에게 자신과 결혼하면 일 같은 건 하지 않아도 될것이며 공부만해도 좋다고 설득(?)하지만 테헤라는 처다 볼 생각조차 않는다. 다시 재 도전 테헤라가 벽돌공을 하지 말라고 한다면 자신은 벽돌공도 하지 않겠다고 그녀에게 간절히 청혼을 한다. 하지만 고개 푹 숙이고 책만 들어다 보고 있는 테헤레. 다시 촬영는 시작되고 양복을 입은 호세인이 출근하는 장면에서 역시 호세인에게 '호세인씨'하는 존칭어를 붙이지 않아 촬영은 더이상 진척이 없이 끝나고 말었다. 트럭 타고 집에 가는 시간이 지연되자 테헤레는 올리브 나무 숲 사이롤 가로질러 자신의 집으로 간다. 그녀를 뒤 쫓아가는 호세인. 올리브 나무 숲사이를 지나 넓다란 평야까지 아스라이 멀어져 한점으로 흔들린다. 마치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에 벙어리 냉가슴 앓는 청년같이 ^^ 이란.... 코란을 믿으며 여인들은 히잡을 쓰고 여필종부가 군림하는 나라 일거라는 생각외에는 아는게 없었다. 마치 우리나라 60년대 시골 풍경을 연상하게 하는 코커는 의식구조 또한 비슷했다. 낯선 남자가 여자에게 이름을 물어보면 실례가 된다고 하는 것. 흙먼지 날리며 트럭이 지나가자 아이들이 트럭을 따라오며 뜀박질하는 장면은 마치 어린시절 내 고향 마을로 데려다 놓는것 같아 얼마나 정겹게 느껴지던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공부하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환경의 청년이 2세를 위해서라도 배움이 있는 처녀와 결혼 하겠다는 지극히 소박한 꿈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하늘의 뜻에 맡길수 밖에 없는 일이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결혼 후에도 공부를 계속하기를 바라는 호세인의 모습에서 이란에 사는 젊은이들의 생활상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란 테헤란에서 1940년에 태어 난 '압바스 키에로스타미'감독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로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6개 부문 상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감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특히나 '체리 향기'로는 칸 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한 걸로 보아 심도있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인가보다. '올리브 나무 사이로' 영화를 보면서 글을 아는 사람은 글을 모르는 사람과 그리고 부자는 가난한 사람과 결혼하기를 소망하는 장면에서 키에로스타미감독의 지극히 인간적인 내음에 흠뻑 젖어들었다. 특히나 올리브 나무 숲사이로 테헤라를 쫓아가는 호세인의 뒷 모습을 따라 울려 펴지던 '치마로사'의 '오보에 협주곡 2악장'은 올리브 나무 숲사이로 영화와 함께 오랫동안 기억 될것 같다. 07.9.9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