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Rang 영화여행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 -잭 클레이튼-
NaMuRang
2009. 4. 29. 14:44
입추가 지난지도 벌써 열흘이 되었다. 가을이라.... 지루했던 장마가 끝나자마자 폭염주의보까지 내려져있어 가을이란 말조차 생소하게 들리지만 모처럼 높고 파아란 하늘과 이따금씩 스치는 바람에는 분명 가을의 내음이 미세하게 녹아있다. 개인적으로 일년 4계절 중 여름을 가장 선호하기에 아직 휴가라 이름 지어진 시간조차 마련하지 못했는데 가을에게 자리 넘겨주고 꽁무니 빼려하는 여름이 밉다. 아니....차라리 야속하기만하다. 문득문득 시원한 바닷가로 여행하고 싶은 마음은 채워지지않는 내 사랑 마냥 괜한 서글픔으로 허덕인다. 휴일 한나절 모처럼 시간을 내어 8개월동안 리모델링하여 새롭게 단장한 우리동네 도서관을 향했다. 작렬하는 8월의 태양만큼 뜨거운 사랑의 영화 한편을 보며 서글픔으로 축축하게 젖은 내 마음을 포송포송하게 말려보고 싶었다. 늘 그렇지만 난 스토리가 있는 영화를 고집한다. 'F. 스콧 피츠제럴드' (F. Scott Fitzgerald)의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를 볼 기회가 여러번 있었지만 개츠비의 몰락(?)을 차마 보고 싶지 않아 몇번 망설이던 끝에 용기를 내어 오늘은 딱 집어 들었다. 뉴욕 증권회사에 다니는 증권맨 '닉 캐러워이' 눈에 비친 '개츠비' 그리고 닉의 사촌동생 '데이지'와의 사랑을 나레이션한다. 롱아일랜드 웨스트 에그에 사는 닉의 이웃집은 대저택이다. 그 집에 사는 개츠비는 저명인사들을 불러 모아 흥정망청 파티를 하곤한다. 바다 건너편 이스트 에그에는 닉의 사촌 누이동생 데이지가 닉의 예일대학 동창인 톰 부캐넌과 결혼하여 살고있다. 물론 톰 부캐넌은 시카코 부호의 아들이며 그 역시 폴로게임을 즐기는 재산가이다. 닉은 개츠비의 초대를 받고 그의 파티에 참석하게 되며 그의 친절에 호감을 갖게된다. 1920년대 미국에는 '방황의 세대'라는 그럴듯한 칭호가 붙은 작가로 우리가 잘 알고있는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가 활동했다고한다. 또한 재즈시대(Jazz Age)라하여 재즈가 무척이나 성황하던 시기였다고한다. 위대한 개츠비 영화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재즈음악과 재즈음악에 맞춰 춤추는 장면들이 나온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난 재즈가 어렵다. 아무리 노력해도 가슴에 와 닿지 않는 음악 장르를 들라면 난 단연코 재즈를 들고싶다. 아무리 그들이 신나게 음악에 맞춰 춤을 추워도 난 도통 흥이 나질 않아 영화에 몰입 할수가 없었다. 개츠비가 닉의 여동행 데이지와 닉의 집에서 차 한잔이라도 마시자는 부탁을 받고 닉은 데이지를 자신의 집에 초대한다. 새하얀 장미로 닉의 집을 화려하게 치장하고 첫사랑 데이지를 기다리는 개츠비는 마냥 셀레인다. 노스다코다 농촌출신 개츠비는 제1차세계대전 참전 장료로 루이스빌 훈련소에 있을때 데이지를 만나 그녀의 미모와 재력에 매려되어 사랑에 빠지게된다. 하지만 그는 전쟁에 참전하여 무훈훈장까지 받고 돌아 와 보니 데이지는 시카코 갑부의 아들 톰 부캐넌과 이미 결혼 해 있었다. 물불을 가지리않고 밀주사업까지 손을 뻗어 막대한 돈을 벌은 개츠비는 대저택을 마련하여 보란듯이 데이지를 그의집에 초대한다. 옷장 가득 차곡차곡 싸여있은 영국에서 공수해 온 화려한 와이샤츠를 집어 던지며 부를 과시하던 개츠비는 왜 기다리지 않았냐고 데이지에게 안타깝게 물어본다. 분홍빛 와이샤스를 끌어안고 울음을 터트린 데이지는 "부자집 딸은 가난한 남자와 결혼하지 않는다고"이야기한다. 개츠비와 데이지으 밀회는 깊어만가고 유명 인사들을 불러 흥정망청 벌이던 파티도 데이지를 만나고 부터는 하지 않게된다. 무더운 여름날 개츠비와 닉은 데이지집에 초대를 받게된다. 그리고 게이지의 제안으로 뉴욕의 호텔로 피서를 떠난 그들은 데이지 남편 톰이 개츠비를 모욕한 것이 계기가 되 다툼이 벌어진다. 개츠비는 데이지에게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니 톰과 개츠비 자신 둘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한다. 흥분한 데이지는 울면서 호텔을 뛰쳐나가고 개츠비가 그녀를 따라 나간다. 닉과 톰이 집으로 돌아 오는 도중 데이지남편 톰의 정부 머틀의 집 정비소에는 사고가 났는지 구경꾼들이 웅성거린다. 톰이 구경꾼들을 헤치고 정비소안을 들여다보니 그의 정부 머틀은 교통사로고 죽어 있었고 그녀의 남편 윌슨은 눈물이 범벅이다. 노오란색 뺑소니 차량에 톰의 정부 머틀이 치었다는 머틀남편 윌슨 이야기를 듣고 톰은 닉에게 그 소식을 전해준다. 데이지 집앞에서 개츠비를 만난 닉은 개츠비로부터 개츠비차를 운전 한 것은 데이지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머틀의 불륜을 눈치 채었던 윌슨은 머틀을 죽인건 톰이라고 단정하고 톰을 찾아가지만 톰은 노오란 차의 주인은 개츠비라고 윌슨에게 전해준다. 자신의 아내을 치었던 뺑소니 노오란차가 개츠비집에 있는 것을 발견한 윌슨은 개츠비가 자신의 아내 머틀을 치웠다고 오해를한다. 그리고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던 개츠비를 권총으로 쏴 죽이고 윌슨 자신도 자살을 하고만다. 그토록 저명인사들이 연일 파트로 흥청거렸지만 정작 개츠비가 죽자 단 한명의 조문객도 그를 위해 나타나진 않았다. 개츠비 시신을 지키고있던 닉에게 조문객으로 찾아 온 사람은 단지 개츠비의 아버지 개츠 뿐였다. 교통 사고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던 데이지와 톰은 새로운 도시로 이사를 가는 것을 닉이 씁쓸한 표정으로 지며보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나이가 어느 정도 들은 여자라면 로버트 레드포드를 싫어하는 여인네는 드물것이다. 그만큼 잘생긴 배우도 보기 드무니까.... 하지만 난 그의 근사한 외모 보다는 그이 연기력 내지는 그가 공연한 작품들이 하나같이 작품성이 빼어 낫다는데 그를 존경하고 좋아할수 밖에 없다. '내일을 향해 쏘라'가 그랬고 'Out Of Africa'가 그랬고 'The Sting' 이 그랬고 'HABANA'가 그랬고 여기에다 하나를 더 붙인다면 '흐르는 강물처럼'이 있겠지. 특히나 재능있는 후배들을 양성하고자 만들었던 선댄스 영화제도 빼 놓을수 없으리라. 1974년 잭 클레이튼 감독이 만들었던 위대한 개츠비는 너무 오래된 영화라 사이버상에도 많은 자료가 나와 있진 않았다. 30여년전 1974년은 개인적으로 내가 고등학교 다닐때이다. 얼마나 아득히 먼 시간인가. 그때도 로버트 레드포드는 얼굴에 주름이 자글거렸지만 샛파란 눈동자가 너무도 깨끗하고 순수해 보여 개츠비의 이루어질수 없었던 치열한 욕망이 더욱더 애잔해 보였다. 데이지역을 했던 '미아 패로우'를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쁘지 않으면 연기를 잘하던지 아니면 이쁘던지 둘중 하나는 되야 여배우라 할수 있다. 차라리 목소리라도 허스키해서 섹시한 분위기라도 연출하던지 아니면 달콤하던지... 여배우 감으로 맘에 드는 구석이 하나 없지만 그녀는 죽은깨 다닥다닥한 얼굴로 데이지역을 해 냈다. 좀더 도회적이로 멋스런 여자가 데이지역을 했더라면 데이지의 철없는 사치스러움이 용서가 됐겠지만 정말 '미아 패로우'는 아니였다. 배경 음악과 여배우가 맘에 들지 않아 영화에 몰입 할수는 없었지만 화면 가득 채워진 파아란 강물과 샛빨갛게 물이든 석양을 바라보던 로버트 레드포드의 외로운 몸짓은 위대한 개츠비와 함께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책 만한 영화가 있을까 싶다. 시간나면 1920년대를 '방황의 세대'라는 멋스럼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두주자 중에 한사람였던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읽어야겠다. 07.8.19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