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Essay
울타리 화분속에 봄 맞이
NaMuRang
2009. 3. 25. 10:02
울타리 화분속에 봄 맞이 다람쥐 체바퀴 돌 듯 지쳐가는 일상였어요.아침 출근길, 무심히 차창너머를 바라보았어요. 도로변 빈 나뭇가지에 조그마하고 노오란게 매달려있는게 보여요. 순간 저게 뭐지하고... 깜짝 놀랐죠. 산수유 라는 것을 눈치챘을 때는 차는 이미 그들을 지나쳐 저만치 와 있더군요. 정확하게 날짜까지야...기억 할 일일은 아니지만 춘분을 한 닷새 앞 둔 저번주 내내 훈풍이 예사롭지 않게 불어 제킬 때부터 걔가 일 낼것같은 행복한 예감은 가졌지만 그렇게나 빨리 봄을 내 곁에 데려다 놓다니요. 겨우네 미이라처럼 서있던 산수유나무에 노오랗게 피어난 산수유꽃이 마치 오랫동안 기다리던 친구를 만난 듯 반갑기만했어요. 문득...생각합니다. 바쁘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관심조차 기울이지 못해도 무언의 약속을 지키듯 이렇게 찾아 온 기특한 봄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하고 주일 날 짜투리시간을 이용해서 나를 위한 봄 맞이 행사를 가졌어요.
늦은 밤 퇴근길, 버스정류장 축대 언덕길에 피어난 개나리를 본 거는 불과 삼사일 전 였거든요 햇살 가득한 한 낮에는 진달래도 연분홍빛 화사하게 날리며 곱게 피어있어요. 연분홍진달래를 도로변가 축대 위에서 본다는건 어쩌면 봄이 나에게 주는 또 다른 행운에 선물같아 나도 그들처럼 연분홍빛으로 내 마음을 곱게 단장하고 키가 큼직막한 목련나무에 송울송울 목화솜처럼 피어 오른 하얀 목련꽃이 있는 시청앞 화단가로 발 걸음을 재촉했어요.
휴일인지라, 이따끔씩 승용차들만이 드나들어 한산하기 그지 없지만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하얀 목련꽃의 변함없이 우아한 자태가 오후 무료함을 잠재워주고 있더군요. 문득 목련꽃향에 취하고 싶었지만 목련꽃은 끝내 미미한 향기조차 내 뿜질 않아 대기 오염 때문일까 아님 햇살이 부끄러워서일까 하고 무늬만 탐정인 흉내를 내며 잠시 서성이다 오늘 가고져했던 화원으로 향했어요.
역시 봄 꽃에 화려함을 대변이라도 하듯 샛빨간 철쭉과 분홍방울철쭉들이 화원앞자리를 차지하고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죠. 향기도 없는 것들이 말예요. 하지만 그 빛깔의 아름다움이야 말로 타의추종을 불허 할 정도로 화려함에 극치인걸요. '기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은 이런때를 주고 한말은 아닐런요. 화원 안쪽에는 노오란수선화,연보라빛히야신스,주홍빛크로커스 등 알뿌리식물로 수경재배가 가능한 꽃들이 이미 만개하여 끊임없이 눈길을 잡고 있었어요. 물론 샛노오랗게,꽃분홍빛으로 때론 샛빨갛게 봉오리져 피어난 장미들은 몸소 계절 파괴를 실천하고 있더군요. 일년 사계절 다 볼수 있는 장미야 말로 화훼원예(花卉園藝)사업에 경쟁력있는 상품임에는 틀림없어요. 장미가....예쁘다는 생각은 무지하게 많이드는데 정이 안가는 이유는 왠지 몰라요?
겨우네 책상 위 울타리 화분속에는 아자리아와 이름도 무척이나 어려워서 한번 듣고는 기억이 어려운 스파트필름이 있었어요. 사실은....울타리 화분에도 봄 맞이 행사가 필요했거든요. 봉오리빽빽하게 맺은 히야신스와 주황빛가랑코에 그리고 연분홍방울철쭉을 샀어요. 꽃 매무새가 나팔모양인 꽃들이 있어요. 히야신스,백합, 쥐똥나무,라일락 등등 그들이 꽃나팔로 불어대는 향기는 밥을 먹지않아도 배가 부를 만큼 허기진 맘을 달래주기에는 그만인걸요. 자그마한 꽃들이 다닥다닥붙은 연분홍방울철쭉의 화사하고 아기자기한 봄 이야기, 그리고 생명력 길은 가랑코에의 변함없는 사랑이야기에 귀기울이다보면 봄 날의 지루한 일상이 설레임으로 채워질거예요. 그래서.... 지금에...나는 그들과 가끔씩 눈맞춤하며 ^~ 09.3.23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