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 산행기
가을로 무르익가던 불암산
NaMuRang
2007. 10. 23. 12:10
불암산행느닷없이 들이닥친 폭풍우마냥 갑자기 차거워진 바람은 감당하기 힘든 두려움이지만.... 가로수 은행나무들이 노르스름하게 가을 옷 갈아입는 모습을 아침 출근길 눈여겨보며 무르익어가는 가을을 때론 즐기고 싶을때도 있다. 10월도 중순을 향해 무심히 흐르고있는 셋째주일날 불암산행이 있었다. 상계역에서 산우님들을 만나 아파트 숲과 공존하는 불암산길로 들어섰다. 울퉁불퉁 제 멋에 사는 자그마한 바위들이 만들어 놓은 층층이 계단에는 아침햇살에 빛나는 나뭇잎들이 선명하게 그림자를 찍으며 불암산을 찾은 산행꾼들을 반기고있었다. 마치 철없는 아이같은 바윗돌 층층이계단따라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불암산 숲속으로 빠져들었다. 노르스름하게 때론 빠알갛게 물들어가는 숲속이 화려한듯 훵해보이는 것은 비단 찬바람 때문만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불현듯스쳤다. 크고 작은 바위가 많은 불암산은 가벼운 리지산행에 맛을 느끼기에는 제격인듯 싶다.
제법 가파른 바위를 오를때는 바위와 리지화와 몸이 혼연일치가되어 하나의 목표점을 향해 올라간다는 그 아찔한 스릴은 직접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위험천만의 치기어린 용기에 불과하기에 다시는 짝퉁이 리지산행은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막상 그 상황이 벌어지면 좀 더 가파른 바위길을 찾는 유혹의 눈길은 거부할수가 없다. 뽀족한 바위들로 이루어진 불암산 정상에 오르자 우리가 매일 부대끼며 살아가는 보금자리 산 아래 동네가 아스라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한 발자욱 떨어져 전체를 보면 모든게 평화롭고 정겨워보이건 부인할수 없는 사실인걸.... 자랑스런 태극기가 불암산정상에 높게 꽂혀있어 정상에 오른 산우님들이 태극깃대봉을 붙잡고 마치 애국자라도 된양 사진 촬영에 여념이없다.
어느산이나 마찮가지지만 정상에서 자라는 나무는 우람하게 크지는않다. 어른 키만큼 자라난 팥배나무가 가을 맞이를 하느라 이미 나뭇잎은 누우렇게 바스러져가지만 샛빨갛게 익은 팥배나무열매가 결실의 계절 가을을 한껏 뽐내고 있어 생성의 법칙에 충실한 가을의 얼굴은 생활력 강한 아낙네 모습인듯 싶다. 지은죄가 많아서 그런지 어느순간부터 솔직히 탱화가 무섭다. 가득이나 어렵고 심오한 불교문화가 탱화가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전혀 관심조차 가지질않았다. 산행을 하면서 가끔은 산사나 암자를 만나기도하지만 그들을 눈여겨 보며 깊이 생각에 잠겨본 적은 없다. 사진도 아마추어는 아닌듯 싶지만 사진 찍는 폼 또한 멋스러워 마치 학같이 멋스러움과 자유로움이 깊게 스며있는 갑장산우님께서 가르쳐주셨던 석천암. 바위산에 허연 바위살덩이가 깍아지른듯 암자 이마와 마주하고 있던 석천암은 스잔한 가을바람에 흔드리는 풍경소리와 함께 신비함을 자극했다. 신비함은 환상에 나래를 타고 이제는....불교문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때가 되었다고 내 영혼에 문을 두드린다. 여우굴였을까 크기로봐서는 분명 호랑이굴였을거야. 산 아래 동네에서도 굴 모습을 한 카페가 있지만 불암산중에는 천연의 동굴에 자그마한 카페를 만들어놓았다.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두서너번 불암산행을 하면서 바위가 많은 산이다보니 가벼운 짝퉁이 리치산행은 즐겼지만 산중에 이렇게나 분위기있는 천연동굴카페가 존재 할줄이야. 마치 보물찾기에 성공한 아이처럼 카페안을 기웃기웃했다. 일찌기 정지용님께서 읊으셨던 예쁠것도 없는 아낙네 두분이 퉁명스런 표정으로 바라보아 순간 실망했지만 아무렴 어떤가..... 이 가을이 다 가기전에... 먼...그대와 함께 천연 동굴 카페에 어깨를 맞대고 앉아 투박한 찻잔 마주할 기회가 없기는 매 한가지인걸 ^^ 07.10.21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