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 산행기

녹색의 정원같던 도봉산행기

NaMuRang 2007. 5. 29. 00:36

도봉산행


도로변과 차도 경계선에 울타리쳐진
쥐똥나무들이 하얀 나팔꽃잎 활짝열고
달콤한 향내 폴폴 풍기며
향긋한 행복을 가져다주어
출퇴근길 발걸음이 한결 가벼운 요즈음이다.
계절의 여왕 5월에 위상을 한층 더
아름답게 꾸며주는 빨아간 덩쿨장미가
거리맏 피어나
'참 좋은 계절이다'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스칠때는 
누군가에게.... 이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곱게 펼처 보이고 싶어 지곤 한다.
이계절이 다 가기전에....
그토록 사랑하고 싶고 좋아하던 5월도
내 마음과는 상관없이 닷새 남겨 놓은
5월 마지막 주말 도봉산으로 가볍게
산행 할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방학동에서 산우님들과 반갑게 만나
정겹게 안부를 주고 받으며
주택가 끝에 있는 도봉산으로 향했다.
입하가 지난지도 보름이 지났으니
분명 초여름이긴 하지만
내 마음은 아직도 봄이다.
어린 나뭇잎들의 연초록빛 정원으로
맑은 아침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며
나무 그늘 숲속을 만들어 놓은 산속으로
빠져들자, 나뭇잎들이 내 뿜는 쌉싸롭한
풀내음에 몸과 마음이 젖어들어 나또한
지극히 작은 나뭇잎 인듯 싶었다.
산꼴짜기마다 흥건하게 적시며 흐르는
맑은 샘물이 거칠고 메마른 도심의
한 귀퉁이에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기도하고 신기하기도하여 대자연의
오며한 조화를 우리가 더이상 파괴할 
권리는 없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촉촉하게 젖어있는 산길따라 쉬엄쉬엄
오르자 바람 또한 어린 나뭇잎들로
초록빛 물결 일으키며 앞서간다.

그들과 함께하던 나도 나뭇잎처럼
시원한 바람에 몸과 마음을 맡기며
가볍게 즐기듯 제법 가파른 산길을 오르자 
저만치에서 자그마한 암자 원통사가
눈앞에 나타났다.
이틀전 초파일에 사용했던 연들이
원통사 앞마당에 꽃밭처럼 펼쳐져있다.
저마다 소원이 담겨있을 연등에
오랫동안 시선이 거들어지지 않음은
그들이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연민의 정 때문이겠지....
우이암 능선 건너편에는
칼바위, 만장봉, 오봉등이 우뚝솟아
이름에 걸맞게 그 위용을 자랑한다.
하지만, 오늘은 허연 바윗돌같은 그들을
바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던건
녹색정원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의
감촉을 잊을수 없기 때문이다.

커다란 바윗돌 두개를 얹어 놓은 듯 싶은
우이암 절벽을 암벽타기 위해
맛줄로 묶는 산우님들을 먼 발치에서
구경하며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요즈음
아이들처럼 우이암 정상 앞에서
사진 찍기만하고 하신길을 서둘렀다.
새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흐르는 계곡 물길따라 내려오는 오솔길에는
행복이 따로 있는 건 아니였다.
행복은...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즐기는게 아닐까?
07.5,26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