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Rang 책읽기
나무를 심는 사람 - 장 지오노-
NaMuRang
2007. 5. 10. 23:21
오트 프로방스 지방 작가 '장 지오노'가 1953년 발표하여 13개 언어로 번역이되어 오늘날까지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있는 '나무를 심는 사람'이란 책을 보았다. 프로방스라... 프릴이 촘촘히 잡힌 긴치마와 챙 넓은 모자를 쓴 여인이 산들바람에 치마자락 찰랑거리며 오솔길을 거니는 것 같은 프로방스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단어이자 가보고 싶은 호기심을 느끼게하는 동네이다. 1913년 해발 1,200M ~1,300M 프로방스 고산지대를 도보 여행중이던 작가가 마실물이 떨어져 물을 찾았지만 폐허로 변해버린 마을 외에는 아무것도 찾을수가 없었다. 무려 다섯시간이나 물을 찾아 헤메다 운좋게 양치기 남자를 만나게된다. 물 한병을 얻어마신 그는 돌로 만들어 제대로 된 양치기집에서 하룻밤을 묵게된다. 쉿다섯살의 엘제아르 부피에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과 부인이 차례로죽자 양들과 개와 더불어 한가롭게 살아가는 것을 기쁨으로 여긴다. 떡갈나무 숲속에 자리잡은 마을에는 숯을 만들어 파는 나뭇꾼들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다. 견디기 어려운 날씨속에 탈출구를 찾지 못하던 마을 사람들은 서로의 이기심을 채우지 못해 대소사 모든걸 놓고 경쟁하며 갈들하다 자살이 전염벙처럼 번지고 정신병마져 유행하여 지금은 마을들이 폐허로 변했다. 저녁식사후 양치기 엘제아르 부피에는 도토리자루를 탁자 위에 쏟아놓고 좋은 것과 나쁜것을 골라 자그마한 실금조차 없이 가장 완벽하게 굵은 도토리 100개를 모아 놓고 잠자리에 든다. 이튿날 평상시 들던 지팡리대신 엄지손가락만한 쇠막대기를 들고 가던 엘제아르 부피에는 쇠막대리고 구멍을 파고 도토리를 아주 정성스럽게 심기 시작한다. 3년전부터 도토리를 심기 시작한 그는 10만개의 도토리를 심어 10만개의 씨에서 2만그루의 싹이 나왔다한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났고 5년동안 전쟁터에서 싸웠던 작가가 전쟁이 끝난후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다는 강한 욕망으로 황무지 당에서 나무를 심던 양치지 엘제아르 부피에를 찾아 나선다. 물론 20대 젊은 작가의 눈에는 괘씸하게도(?) 50대란 늙은이에 불과하며 죽는 것 말고는 별로 할일이 없는 사람들로 보일 뿐이라 혹시 죽지는 않을까 하는 의심도 해보았지만 작가의 의심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는 오히려 원기 왕성하게 생활하며 어린양들이 나무들을 헤치기 때문에 양은 4마리만 남기고 100여통의 벌을 치고 있었다. 그리고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전과 다름없이 계속 나무를 심고 있었다. 1910년도 처음 심었던 떡갈나무는 10살이 되어 어른키만큼 자라 떡갈나무숲을 11KM나 이루었다. 또한 작가가 제1차 세계대전을 치루던 시기인 1915년에 심었던 자작나무도 젊은이처럼 부드럽고 튼틎하게 자라고있었다. 황무지 땅에 새로운 나무숲이 생성되자 새들이 돌아오고 개울물이 흐르지만 그것은 너무나 천천히 일어났기에 사람들은 습관처럼 여겼다. 특히나 1933년 산림 감시원은 이숲을 보고 깜짝 놀라 "숲이 혼자 저절로 자란 것은 처음 본다"며 '천연'숲에 자라는 나무가 위태로울지 모르니 집 밖에서 불을 피우지 말라고 엘제아르 부피에에게 경고하는 주객전도의 과오를 저지른다. 하지만, 순진한 산림감시원의 경고가 있거나말거나 엘제아르 부피에는 일흔다섯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12KM나 떨어진 곳으로 너도밤나무를 심으로 다니곤했다. 1913년 작가가 프로방스 고산지대를 도보 여행중 만나 베르공 마을에는 불과 열집에서 열두집 정도가 있었다. 마을 주민 또한 단 세명만이 남아 서로 미워하며 정신적으로나 육제적으로나 원시인에 가까운 삶을 살었지만 나무숲이 생겨나자 공기부터가 달라졌다. 향긋한 공기와 맑은 샘물이 솟아나자 마을로 돌아온 사람들에게도 희망이 생겨나 쐐기풀로 뒤덮은 집을 헐고 새로 집을 지어 아담하고 깨끗한 농가가 생겨났다. 옛주민과 새로 이주해온 사람이 합쳐 1만명이 넘는 전원의 마을로 변해 있었다. 엘제아르 부피에 오직 한사람의 정신적 육체적 힘만으로 폐허 황무지를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이룩한 것이다. 1947년 엘제아르 부페에는 바농 요양소에서 눈을 감았다. 어떤 보상을 바라지않고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잊을수없는 한 인격을 만났다고 할수있다 라는 프롤로그와함께 이세계를 아름답게 바꾸어 놓는 것은 권력이나 부나 인기를 누리는 사람이 아니라 남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고 작가는 말을 한다. '마이클 매커디'판화가 섬세한 깊이로 다가왔던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는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꿈을 가지고 가치있는 삶을 살아갔던 한 인간의 참 모습을 보았다. 꿈은 어쩌면 우리네 희망사항이라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다. 단지 희망사항의 척도를 어디에 두느냐 하는 것은 개인의 숙제다. 나에게도 분명 숙제를 풀 꿈은 있다. 07.5.10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