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 시방

자귀나무 숲을 찾아서

NaMuRang 2006. 12. 21. 00:01

동지가 내일 모레래요.
한겨울 맞아요.
특히나 낮길이가 일년중 가장 
짧은 시기고 보니 일조량이 짦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해를 구세주처럼 여기는
사람에게는 자칫 우울증에 빠지기 쉽상인걸요.
하지만, 한겨울속에 봄같이
기온이 팍 올라간 날은
포근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아주 충분히 행복했어요.
발길 닿는대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날였지만
마음과 달리 몸은 이미
셔틀버스 속에서 아직도... 잔설이 소복히
덮혀있는 동네 동산 산등성이를 무심히 
바라 보았어요.
언제나처럼 몸과 마음은 따로국밥이래요.
매장 뒷편에는 자귀나무가 있어요.
나무들 하나하나가 어찌나 크고 아름다운지
그들 하나만 있어도 작은숲 인듯 싶어요.
동지가 내일 모레이지만 그들은 아직도
갈빛 빗살무늬 나무잎을 제법 많이 매달고 있어요.
빗살무늬 나무잎이 갈빛으로 물들은
자귀나무를 보신적 있으신가요?
주홍색과 밤색을 적당히 혼합해 놓은듯
신비한 색깔의 자귀나무잎은 갈빛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지만 응달진 자귀나무 아래
소복히 쌓여있는 잔설위에는 갈빛 빗살무늬
점점히 수 놓았어요.

-자귀나무 숲을 찾아서-

매장 뒷편에는 자귀나무 아홉그루가 
갈빛 작은숲을 이루고 있다.
갈빛 빗살 나무잎으로 
겨울 추위를 빗어내리는 
자귀나무 사이로
따뜻한 햇살이 흐른다.
잔설이 소복히 쌓여있는
자귀나무 아래서서
내안에 휴식처를 찾듯 
촉촉한 행복에 젖어본다.
06.12.20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