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u 시방

가는 세월 앞에

NaMuRang 2006. 11. 7. 23:18

입동 추위

소리조차 제법 매서운 찬바람이
베란다 창문을 세차게 흔들어댔어요.
'입동'이라나요.
겨울을 알리는 전초전치고는
추위가 만만치 않아 맘은
이미 한겨울였죠.
전혀 타고 싶지않은 겨울마차가
저만치에서,
마치 염라대왕마냥 서성이고 있더군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낮 더위에 반소매를 입었는데
아침 출근길 털이 두툼하게 달린
오버코트 입은 여인네 모습이
오히려 푸근하고 따뜻해 보이는건
순전히 차거운 바람 때문였어요.
햇살은 여전히 밝고 따스하기만한데....
셔틀버스 정류장앞 은행나무는
진초록빛 은행잎 여전하여
계절을 제대로 맞을줄 모르는
그들의 모습이 내 모습인가 싶었죠.
계절 감각 더딘 그들이
샛노란 드레스자락 찬바람에 
휘날리며 늦가을 정취를
맘껏 누릴날이 오기나 할려나요?
도도히 흐르는 세월앞에
두려운 마음은 어쩔수가 없었어요.

- 가는 세월 앞에 -

찬바람 씽씽대며
'입동'이라고 동네방네
소문잔치 벌인다.
전혀 반갑지도 않은 
소식이고 보니
막연한 두려움이 안개처럼
가슴에 스며든다.
아직도
가로수 은행잎은 진초록빛으로
계절을 잊어버리고 있으니
어이해야하나.....
06.11.7
NaMu